재정 빨간불 켜졌는데…또 '슈퍼예산 카드' 꺼낸 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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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전환욱 기자
입력 2020-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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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장적 재정"...550조원 역대급 예고

  • 세수전망 불투명…대규모 적자 불가피

  • "확장재정, 장기침체 국면선 효과 반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슈퍼 예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하방 국면에 접어들자 확장적 재정 정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보자는 의미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올해에만 1~3차 추경을 통해 약 60조원의 빚을 내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역대 최고치인 43.5%까지 끌어올렸다. 이 중 37조5000억원은 적자국채를 통해 메웠다. 당장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8~9% 오른 550조원에 달할 전망인 가운데 내년도 세수 전망도 불투명해 대규모 재정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건전성 경고 아랑곳 않고 '재정 쏟아붓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당·정 협의'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예전과 다른 상황에서 경제회복의 열쇠는 재정에 있다"며 "충분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조속한 경기 회복과 민생 지원 등을 위해 내년 역시 확장적 재정 편성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우리 재정건전성은 미국, 일본, 독일에 비해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정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5대 예산 편성 지침으로 △한국판 뉴딜 사업 본격 추진 △경기회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 △고용·사회 안전망 강화 △청년 종합 대책 △생명·안전 보호 확대 등을 내세웠다.

특히 한국판 뉴딜 사업에 투입될 예산은 당초 계획보다 확대해 20조원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뉴딜 예산은 데이터 댐, 지능형 정부, 그린 스마트 스쿨, 국민안전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미래차 등 사업에 투입된다.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올해 9조원에서 내년에는 15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청년 종합 대책 일환으로 '청년 희망패키지' 지원사업에도 20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확장 재정=빚더미"···잃어버린 20년 우려↑

이 밖에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에 예산 지원을 늘리고,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청년공공임대주택 공급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내년 예산은 국정 과제 추진 속도를 앞당기고 성과를 거둬 국민께서 성과를 체감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 및 사회안전망 강화 일환으로 △고교 무상 교육 전면 실시(2021년부터) △생계 급여자 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기초연금 수급자 연금액 30만원 지급 △국민 취업지원 제도 시행을 예고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날 본지와 통화에서 "확장적 재정 정책은 일시적으로 경기가 안 좋을 때 쓰는데, 장기 침체 국면에선 (정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재정 투입보다는 산업 활성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재정을 확장한다는 것은 결국 세금을 거두겠다는 얘기"라며 "세금을 많이 거두면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이 재정 투입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가 '잃어버린 20년'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일 공공소통전략연구소장은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창궐을 막는 것과 확장적 재정 정책밖에 없지만, 재정건전성과 국가부채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기재부와 민주당이 다소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2021예산안 당정 발언하는 김태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1년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후덕 국회 기재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정성호 예결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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