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백신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백악관 지키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서둘러 출시하려했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정치적 목적으로 백신을 출시하면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누적 사망자 23만명을 넘어서면서 방역 실패 비판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의 회심의 카드를 바이든 후보가 막아선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선 전 백신 출시를 호언장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에서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회를 통해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수 주 안에” 나온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로 표심을 자극하자, 정치적인 목적이 백신 개발에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ABC방송 타운홀 행사에서 “만약 과학자들이 임상3상을 통과했다고 말한다면, 나도 백신을 맞고, 국민에게도 접종할 것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9 백신의 승인 기준 강화를 반대하는 백악관을 겨냥한 것으로, 간소화된 임상이 백신 안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두 정치계 거물이 백신 출시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사이 미국 현지 상황은 트럼프에게 쉽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백악관은 식품의약국(FDA)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기준 강화를 반대했지만, FDA는 새 안전기준을 추가해 안전 및 효능 입증에 방점을 찍었다. 사실상 선거 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밀어붙이려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동을 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바이오업계 및 감염병 전문가들은 어느 누가 백악관 주인이 되더라도 높아진 K바이오 역량을 확인한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국산 백신에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할 경우 미국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로 중국산 백신 등을 배척하면서, K바이오가 그 틈을 파고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바이든 후보의 당선 시에도 K바이오의 역량을 확인한 새로운 행정부가 한국산 백신에 손길을 요청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는 현 기조가 유지된다면 K바이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산 백신, 치료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섭 EDGC 공동대표는 “지금처럼 대한민국과 K바이오라는 브랜드가 미국에서 위상을 높인 적이 없다”면서 “코로나19 방역 성공 사례인 K바이오는 미이 진단키트 등을 통해 품질과 정확성을 입증 받았기 때문에 진단키트는 물론 백신,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미국 시장에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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