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용 SH공사 사장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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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1-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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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복지연구포럼 연구 성과, 간행물에 담아

  • 질 좋은 공간 공급은 공공의 중요한 의무...주택이 아닌 공동체를 공급해야

[김세용 SH공사 사장. 아주경제 DB]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김세용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지난 1년간 공간복지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간행물 <공간, 복지를 담다>를 21일 출간했다. 책에는 2018년 첫 취임 이후 김 사장이 줄곧 강조해온 '공간복지'에 대한 개념과 이를 현실에서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다.

공간복지는 복지의 대상을 '사람'에서 '장소'로 확장한 혁신적인 개념이다. 주거취약계층의 복지를 위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사람 중심의 복지지만 이를 공간복지로 확대하면 공공주택의 주거만족도를 끌어올려 보다 본질적인 복지정책을 실시할 수 있다. 그 누구도, 그 어디에서도 소외받지 않는 '질 좋은 공간의 공급'은 공공이 해야 할 핵심적인 임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공간복지의 개념이 주택정책에 스며들게 하기 위해 김 사장은 11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SH공간복지포럼을 구성했다. 책은 이 집단지성 결과물의 총체다. 공간복지포럼 전문위원들은 세종의 집현전 학자들처럼 혁신적인 자세와 발상으로 공공주택에 공간복지 개념을 뿌리내렸다.

김 사장은 "공간은 개별세대가 머무는 공간 외에는 모두 공유재"라면서 "모든 공간은 공유와 공생의 관점에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에는 SH가 주택보급률 달성을 위해 기계적 공급 및 주택 내부 설계에만 주목해 왔지만 앞으로는 국민들 삶의 다양성, 공동체의 회복, 거주지 중심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간복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과 공간복지포럼 논의의 결과는 △노후임대주택 개선사업 △작은도서관 리모델링 공사 △공사가 후원하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공간복지대상 △ 청년건축가의 반지하→생활 SOC전환 프로젝트 등 실제 SH의 굵직한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간복지포럼 전문가들은 공간복지의 중요성,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공간복지 실현방안, 환경과 재난상황에 따른 공간복지 범위 확장 등 많은 과제도 제시했다.

공간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의 행복과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게 김 사장의 평소 생각이다. 공간복지 설계자로서 SH의 노력은 '위스테이별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드러난다.

위스테이별내는 법정 기준 부대복리시설 면적에 최신 유행시설을 집어넣는 시공자 중심의 기존 커뮤니티 설계 방식이 아닌 입주민들이 직접 커뮤니티를 디자인 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커뮤니티 안에는 입주민들 스스로 조직한 텃밭위원회, 고기사랑 동아리, 육아동지들의 밤마실 모임, 풋살동호회 등 다양한 공간이 탄생하고 있다.

김 사장은 "초반에는 공간복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이해시키기 어려웠지만 직접 현장에서 주민들과 부딪치며 개념을 이론적으로 공고히 했다"면서 "포럼 위원들과 꾸준히 논의하면서 SH공사가 공간복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SH공사 스스로를 넘어서야 한다는 숙제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공간복지라는 개념을 제도적으로 보편화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SH가 노력해야 한다"면서 "주택이 아닌 공동체를 공급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포럼과 함께 계속 고민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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