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투자는 불패"....올해 학군 재테크 핫한 지역은 어디?

서울대 1명당 전셋값 평균 197만원 올라...압구정 불패인 이유는 초중등 명품인맥 덕분

전문가들 포스트 압구정 주목

지난해 전국 3536개 읍·면·동 가운데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역에 따라 집값 상승세가 양극화되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세분화되는 주택시장에서 '똘똘한 한 채'를 잡으려면 학군 재테크처럼 실수요층을 공략할 수 있는 조건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로 전용 204㎡가 54억원(12월 17일)에 거래됐다. 그 다음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 2차로 전용 196㎡(12월 21일)가 52억7000만원에 팔렸다. 이어 압구정 구현대 6, 7차(전용 196㎡ 52억원), 압구정 신현대 9, 11, 12차(전용 183㎡·52억원), 압구정 한양2차(전용 175㎡·44억2500만원) 등 전국 상위 10개 아파트 가운데 5개가 압구정동으로 나타났다.

압구정동은 경기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전통적인 부촌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이유를 학군에서 찾는다. 압구정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압구정 아이들은 해외유학과 특목고 진학이 많기 때문에 대치나 반포보다는 교육적으로 덜 주목 받았지만 진짜 찐 '학테크'는 여기 다 있다"며 "탯줄부터 명품 인맥에 투자하려는 맹모들의 이주 수요가 끊이질 않는다"고 귀띔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기업 아파트실거래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특목고 진학률이 가장 높은 곳은 압구정 중학교(8.8%)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 수준이 가장 높은 곳도 이 학교였는데 국·영·수 성취도가 97.6%로 서울 평균에 비해 20%p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압구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서울 및 수도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신정뉴타운, 거여마천뉴타운,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은 목동의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일대는 오래된 빌라와 상가가 많고 생활인프라가 부족해 목동에 비해 집값이 낮았지만 재개발이 완료되면서 도시 재정비와 함께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목동학원가와 신규 주택을 찾는 맹모들의 이주수요가 몰리면서 집값도 본격적인 상승장에 접어들었다.

입주 2년차를 맞은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 위브'의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 4억7000만~4억8000만원, 84㎡ 5억7300만~5억8900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가격은 전용 84㎡가 11억~12억원 선이다. 지난해 12월 11일 9층(전용 85㎡) 매물이 12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찍었고, 현재 이 단지 호가는 13억원으로 올라섰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목동아델리체(신정2-1구역)는 전용 84㎡가 지난해 11월 15억9500만원 최고가에 거래된 뒤 이달 들어 호가가 17억원대로 뛰었다.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도 2만여 가구에 육박하는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104만 3843㎡ 면적에 거여동 3개 구역과 마천동 6개 구역을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일대는 위례신도시, 방이동 학원가, 가락동 학원가 등이 가까워 학군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마천 2구역에는 업무상업, 주거기능을 갖춘 50층 높이의 주상복합이 들어서고, 마천1·3·4구역도 각각 구역지정, 추진위원회 승인, 조합설립인가 단계로 재개발이 빠르게 추진중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마천4구역 매물의 경우 대지지분이 3.3㎡(평)당 1억원 대에 달한다"면서 "주변에 명품 학군이 있고, 대형 학원 본점 이전계획도 있어 재개발만 완료되면 교육인프라가 더 뛰어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국세권(국제학교+학세권)으로 유명하다. 2010년 송도에서 문을 연 채드윅국제학교는 현재 약 13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졸업생들은 하버드, 프린스턴, 콜럼비아, 스탠퍼드 등 명문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포스코고 등도 명문대 진학률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연세대, 인하대, 인천대, IGC글로벌캠퍼스 등 대학까지 갖췄다. 때문에 이 일대 집값은 매년 10%씩 고공성장중이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3㎡당 1346만원이었던 송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기준 3.3㎡(평)당 1745만원으로 3년 새 30%정도 증가했다. 이는 인천 전체 아파트값 증가율인 20%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교육환경과 집값의 상관관계는 금융 전문가들도 인정했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교육환경과 아파트 전세 가격의 관계 분석(2012)'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합격생이 1명씩 늘어날 때마다 그 동네 전셋값이 가구당 평균 197만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강남, 서초, 송파구 아파트 1225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다. 학군 재테크가 가능한 이유는 부동산 침체기에도 거래가 꾸준하고 한번 입주하면 자녀를 다 키울 때까지 이동하지 않는 정주성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학군지는 공급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낙폭이 적고, 상승기에 접어들어서는 상승폭이 주변 집값을 훨씬 추월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