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 수장들이 선배 경영인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각 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의 1~2세 경영인들이 잇따라 별세하면서 이들의 유지를 이어갈 경영인들에 대한 재계의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사실상 범현대가의 창업 1세 경영시대가 끝났다. 재계의 ‘어른’ 역할을 하던 별 하나가 또다시 진 셈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세), 2019년 12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창업주)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2세),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2세), 2018년 6월 구본무 LG그룹 회장(2세) 등이 세상을 등진 바 있다. 존재만으로도 국내 재계에 큰 힘이 됐던 경영인들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사실상 범현대가의 창업 1세 경영시대가 끝났다. 재계의 ‘어른’ 역할을 하던 별 하나가 또다시 진 셈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세), 2019년 12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창업주)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2세),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2세), 2018년 6월 구본무 LG그룹 회장(2세) 등이 세상을 등진 바 있다. 존재만으로도 국내 재계에 큰 힘이 됐던 경영인들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들의 족적을 잇고, 국내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후배 경영인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이날 서울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겸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4대 그룹 중 상의 회장에 오르는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여러 이해관계가 겹치는 자리이기에 그간 4대 그룹 수장은 상의 회장에 오르는 것을 지양해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수장에 오른 최 회장이 재계에서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 회장은 2세 경영인으로서 1998년 SK 수장에 올라 20년 넘게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간 그룹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진 만큼 외부로 눈을 돌릴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나 최 회장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생존을 넘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상의가 그를 대표로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사회 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3세 경영인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국내 산업의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형태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는 미래 먹거리로 친환경차,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꼽고 그룹의 전환에 나선 상황이다. 선대와 선배 경영인들의 도전정신을 이어받아 국내 자동차업계 등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아,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후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직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총 8억8000만 달러(약 958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 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 데 20억 달러를 투자한 이후 둘째로 큰 규모다. 최근에는 미국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시장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3세 경영인의 대표 격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옥중에 있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산업계 변화에 촉매가 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앞으로도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이며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앞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지만,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여 더 이상의 논란도 만들지 않기로 결단했다. 다만 삼성의 혁신이 늦어지지 않도록 옥중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 관계자는 “1~2세 경영인의 잇따른 별세로 4대 그룹 수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 부회장의 부재가 안타깝지만, 스스로 선택한 만큼 옥중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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