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쿠데타를 선언한 군부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문민정부 인사의 석방을 재차 촉구하고, 수치 고문의 근황을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NLD 정당관리인 메이윈민(May Win Myint)의 페이스북 성명에서 수치 고문 등의 석방과 전날 예정됐던 의회 소집을 이번 주에 재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현지언론을 인용해 NLD 소속 의원 등 다수가 구금된 상태라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예정됐던 의회 개회식에 참석하고자 수도 네티도를 찾았다가 구금된 듯하다. NLD 소속 의원 배우자들도 가택연금 상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에 의해 관저에 구금된 수치 고문의 근황도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치 토에 NLD 대변인 페이스북을 인용해 구금된 수치 고문이 건강한 상태로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수치 고문이 관저에 구금돼 있고, 건강한 상태다. 그는 관저에서 자주 산책하기도 한다”며 수치 고문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구금돼있음을 시사했다.
미얀마 문민정부를 이끌며 실권자인 수치 고문은 전날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수도 네피도 관저에 구금됐다.
수치 고문은 1989년 이후 몇 년의 휴지기를 포함해 2010년 석방까지 총 15년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이 때문에 그가 이번 구금에도 당황하지 않고 비교적 빨리 적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10년 말 이후 10년여 만에 가택연금된 수치 고문이 이번 쿠데타를 예감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NLD는 쿠데타 발생 직후 수치 고문이 사전에 작성했다는 성명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수치 고문은 해당 성명에서 “군부 행동은 미얀마를 다시 (군부) 독재 밑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나는 국민을 향해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말 것과 군부 쿠데타에 대항해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는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의 첫 외교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얀마군의 쿠데타를 민주주의데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는 성명에서 군부의 권력 포기와 억류자 석방요구 등과 함께 제재 복구를 시사했다. 또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동맹국과 협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투자규모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차지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미얀마 제재 복구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對中) 강경정책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사태는 바이든 행정부에 중대한 타격”이라며 “중국에 맞서 강력한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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