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원한 김형범 연세의대 교수팀, '질병·노화 발생 시스템' 세계 최초 개발

  • 논문 '셀(Cell)' 게재…바이러스 감염 시간 측정해 치료 기대

이재용 부회장이 역점을 둔 ‘미래기술’ 개발에 대한 삼성의 적극적인 지원이 ‘인간 생명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고 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김형범 교수 연구팀이 DNA 염기 서열을 변화시켜 생명 현상이 발생한 시간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으로 질병이나 노화 과정 등을 추적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가 정인경·조성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박태영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교수, 윤성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경과된 시간, 특정 생명 현상의 시간 정보 기록’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DNA 염기 서열에 변화가 생기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변이가 늘어나는 것을 발견한 연구팀은 통계적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시점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오차 발생률 10% 내외의 정확도로 시간 측정 시스템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김 교수는 “화석 등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법과 동일한 원리를 이용해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의 시간 경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질병 발생 과정 추적, 노화 등 대부분의 생물학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3일(미국 현지시간) 질병, 노화 등 생물학적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연구과제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생명과학 전문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지난달 28일(미국 현지시간) 박정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핵생성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고 그 연구 결과를 담은 ‘원자핵이 결정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결정상과 결정상 사이의 가역적 전이’ 논문이 사이언스에 게재된 뒤 연이은 낭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의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1조5000억원을 출연해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매년 반기마다 기초과학,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지원할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이 사업을 통해 2013년부터 지금까지 634개 과제에 81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2021년 지정테마 과제 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형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오른쪽)와 연구팀 관계자가 DNA 염기 서열 변화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