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 생전 고인이 남긴 영상메시지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규명이 좀 더 속 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직접 빈소를 방문한 것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 조문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먼저 문 대통령은 백 선생의 영전에 “술 한잔 올리고 싶다”라며 술잔을 올리고 예를 표했다.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세월호 가족들을 아버님이 가장 가슴 아파 하셨는데 구조 실패에 대한 해경 지도부에 대한 책임이 1심에서 무죄가 돼 많이 안타까워 하셨다”고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유족들로부터 백 소장이 생전에 남겼던 휴대폰 영상을 전달 받았다. 영상에는 백 소장이 입원한 뒤, 문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통일에 대한 당부를 담겨 있었다.
백 소장은 영상에서 “다가서는 태도, 방법 이런 것 다 환영하고 싶다. 생각대로 잘되시길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것이 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 가기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백 소장의 발언을 확인하고 탁현민 의전비서관을 불러 영상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백일 교수는 영상을 남긴 시기를 물은 문 대통령에게 “입원하시기 전”이라며 “작년 한참 남북 문제 막 하실 때, 굉장히 미국이 북미 외치고 할 때 좋아할 때”라고 답했다.
백원담 교수는 백 선생의 책과 손수건을 전달하며 “아버님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 통일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시면서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황해도가 고향이시니까, 꼭 가고 싶다고 이걸 전달해 드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책에 대해선 “이건 마지막에 쓰신 책이라서, 이것은 아버님의 모든 사상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양기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은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말씀을 못하시고 대화를 하실 때 글로 쓰셨다”면서 “마지막 글이 ‘노나메기 세상이었지만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올바로 모두가 잘사는 세상’ 그래서 특별히 관심 가지신 것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그리고 ‘김진숙 힘내라’였다”라고 소개했다.
양 대변인은 “송경동 시인 사십 며칠 동안 단식을 했던 일이 있지만 굉장히 코로나 이 상황에서 가장 힘없고 길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이 내몰리는 현실에 너무 가슴아파하셨다”면서 “각별히 선생님께서 마지막 뜻이기도 하시니까 오셨으니까 말씀드린다. 각별히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