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지수는 3000포인트의 붕괴와 회복 그리고 장 중 재붕괴라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외국인 중심의 매물 출회가 이유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라는 큰 틀 안에서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대세 상승장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조정 시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낙관론에 심취해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옆 국가인 중국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국채금리 상승에 투자자들 증시 이탈 가속
지난 24일 코스피는 지지선이었던 3000포인트가 무너졌다. 25일 1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3000포인트를 회복했으나 26일 다시 폭락장을 나타내며 장 중 코스피 지수는 재차 3000포인트가 붕괴되기도 했다. 개인은 26일 하루에만 3조778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8174억원, 1조30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매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이탈은 미국의 장기물 채권금리 상승과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 등 때문이다. 채권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가 미국 기업의 평균 배당 수익률인 1.5%를 넘어가면서 안전한 채권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지만, 아직까지 약발은 안 듣는 분위기”라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5%를 돌파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야기한 만큼, 당분간 미국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과열된 상태인 반면,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 중인 것이 최근 증시 조정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금리 상승이 지목되지만, 2월 24일 채권금리는 하락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코스피의 과열 및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이를 지지할 만큼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금리 변수와 대내외 불확실성,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대세 상승엔 큰 지장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국채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오히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질 예정인 만큼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호조와 이익 개선세가 예상되고 달러 인덱스도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라며 “위험지표 또한 안정적으로 결국 경기 개선 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올랐던 주식 시장이 금리 상승이란 변수로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강할 때는 강세론의 설득력이 높아 보이고, 약할 때는 약세론이 맞는 것처럼 들리기 마련”이라며 “가격에 흔들리기보다 이번 조정의 본질을 파악하고, 향후 실적 장세에서 강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재정비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3월 중순이 되면 시장의 관심은 금리상승에서 부양책과 백신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보험과 화학, 반도체를 비롯해 경기소비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긍정적 전망에도 중국발 리스크는 주의해야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중국발 리스크가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경기회복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출구전략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할 경우 중국과 밀접한 우리나라 증시는 직격탄이 예상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 있을 중국 양회에서 25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이란 전망이 전해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몇 년에 걸쳐 시행될지에 대해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부양책이 통과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올 경우, 원자재와 경기민감 업종 및 리플레이션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의 경우에는 실망 매물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보다 먼저 경기 회복과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중국의 긴축 리스크는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1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여부에 연동되며 증시 방향을 좌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준처럼 인민은행 역시 긴축 전환이 아니라는 점을 공식화하고 있지만, 연준과 달리 인민은행의 자금 회수는 눈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경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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