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美바이든, 이르면 12일 첫 쿼드 정상회담 참석"...韓 가입, 압박하나?

日정부 소식통 "이르면 12일, 늦어도 13~14일 중 화상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2일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사상 첫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실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미국 행정부가 동맹을 주축으로 한 중국 견제에 예상보다 더 빠르게 속도를 낼 것으로 풀이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로이터는 3명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2일 혹은 이어지는 주말(13~14일) 중 화상으로 열리는 쿼드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쿼드는 2019년 9월 미국 뉴욕 외교장관 회담에서 결성한 이후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회의와 지난달 18일 화상회의를 통해 외교장관 회담만 진행했을 뿐 정상회담은 아직 개최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7일에도 교도와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쿼드 참여 4개국이 온라인 정상회담 일정을 조정 중이라면서, 미국과 일본, 호주 등 3개국은 정상회담 개최에 긍정적이며 인도 정부의 동의만 남은 상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다음날인 2월8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해당 보도 사실을 부인하며 "현 시점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쿼드는 지난달 18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진행했고, 바이든 행정부는 쿼드 계승을 재차 천명하며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에서 쿼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쿼드가 정상회담까지 진행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를 주축으로 한 대중국 견제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앞서 8일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인도에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기에, 미국이 첫 쿼드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해당 메시지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투톱'으로 꼽히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5~17일 중 일본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일정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관측된다. 해당 순방은 바이든 내각의 첫 해외순방 일정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는 '쿼드 플러스'를 제안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참여를 촉구해왔으며, 바이든 행정부 역시 해당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쿼드 플러스 참여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평화분과 소속 위원인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가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의 공동 기고문에서 우리 정부가 쿼드 플러스 합류를 고심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 교수는 "한국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목적에서 쿼드 플러스 합류를 고심 중"이라면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한국은 이에 합류할 동기가 없었으나, 바이든 정권이 들어선 후 쿼드 참여국 집단으로 옮기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고문의 주장에 대해 9일 외교부 측은 쿼드 플러스 구상이 아직 구체화하지도 않은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