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文, 卞 사의 표명 ‘조건부 수용’…들끓는 여론에 사실상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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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3-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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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오전까지 책임론 일축…오후에 “책임지는 모습 보일 수밖에”

  • “2·4 대책 기초 작업 마무리해야”…‘후속 공급 대책’ 필요성 강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2·4 대책 기초 입법 마무리’를 전제로 사실상 사의를 수용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변 장관이 오늘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변창흠 장관의 거취 여부에 대해 “이전과 입장이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역시 충남 아산 경찰대에서 진행된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현장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임용식 현장 축사와 대변인 명의의 별도 브리핑을 통해 엄정 수사를 재차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0일 “대통령께서 경질 언급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면서 “간담회에서도 여당 원내지도부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의 표명과 관련해 “다만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하는 공공주도형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주택 공급 대책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후임 인선 때까지 장관직을 수행하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지난해 12월 28일 임명된 변 장관은 사표 수리 시점은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 공급 관련 후속 입법 대책은 3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실장이 유영민 비서실장이 이를 알렸고, 유 실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변 장관은 자신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임명권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LH 사태로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최대한 대안을 만들고, LH가 근본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면서 “그 역할이 충분하다고 평가되지 못했을 때 언제든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변 장관의 경질론은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정 총리는 정부 합동수사본부의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변 장관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걱정을 잘 알기 때문에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1차 조사 결과는 직원들의 가족과 차명 거래 조사가 빠져 ‘부실조사’, ‘셀프 면죄부’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사의 표명을 받아들인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투기에 대한 조사·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 대책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기초작업은 끝내고 퇴임하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 대책이 진행 중이고 일정이 공개돼 있다”면서 “아마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는 시점까지의 적절한 시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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