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중고거래 플랫폼 셴위]
'중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중고거래 사이트 셴위(閑魚) 거래량이 최근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펀드에 투자했다가 중국증시 조정장에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너도나도 집에 있던 중고품을 내다팔면서다.
15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셴위 플랫폼에서 펀드 투자 손실로 중고품을 시장에 내놓은 이용자만 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친이 물려주신 손목시계", "어머니가 대학시절 즐겨 사용하던 녹음기", "남자친구가 청혼할 때 선물한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내다파는 물건에 담긴 사연도 눈물겹다. 펀드 투자로 입은 손실을 만회하려 내다파는 물건들이다.
셴위는 공개편지에서 "펀드 투자로 돈을 잃자 집에 묵혀뒀던 물건을 내다파는 건 참 쉽지요. 하지만 한순간 돈을 마련하려고 소중한 추억까지 버리진 말아주세요. 인생은 길고, 한번 내다팔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물건들은 많습니다"라고 전했다.
불경기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값싼 립스팁을 구매해 만족감을 얻는다는 '립스틱 효과'에 빗대 중국에선 '셴위 효과(閑魚效應)'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펀드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셴위에서 물건을 내다판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부터 중국 내 공모펀드 투자가 인기를 끈 가운데, 1990~2000년대 태어난 젊은 세대인 주링허우(90後), 링링허우(00後) 투자자들이 대거 펀드 투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빚어진 새로운 풍경이라는 해석이다. 맹목적으로 펀드에 투자했다가 뜻밖에 손실을 입자 수중에 돈이 바닥난 젊은층이 돈이 되는 건 뭐든 내다파는 것이다.
2016년 탄생한 셴위는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산하 중고거래 사업 부문에서 독립한 중국 대표 중고마켓 모바일 앱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월간 활성화이용자 수는 8234만명으로, 거래액(GMV)은 전년 대비 갑절로 증가한 9646억 위안(약 16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펀드 투자 손실로 중고품을 내다판다는 사연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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