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시청 본관 2F 상황실에서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30년을 맞아 정부와 시·도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제공]
이는 페놀 유출 사고 30년을 맞아 먹는 물 문제 해결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밝혔다.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는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두산전자에서 30t의 페놀 원액이 낙동강으로 유출돼 영남권 주민들의 식수원이 오염된 사고로, 환경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인식을 낳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다.
유출된 30t의 페놀 원액은 낙동강을 통해 단 하루 만에 대구 취수원으로 흘러들어 왔고, 대구시민은 페놀에 오염된 수돗물의 엄청난 악취에 시달려야만 했다. 전 세대의 수도관이 오염되는 등 갑작스러운 수질사고로 인해 대구는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야만 했다.
국내 최초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하고, 낙동강 상류 지역에 대한 수질 감시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원수 및 정수에 대한 검사항목도 국내 최다 수준인 300여 개 항목에 대해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하천 수질개선을 위해서 산업폐수 재이용시설 확충, 하수처리시설 고도화, 생태하천 복원사업, 산업단지 완충 저수지 설치 등 다각적인 노력도 병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1991년 6등급(29.3ppm) 수준에 머물렀던 금호강의 BOD 수질 등급이 2020년 2등급(2.3ppm)까지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취수원이 여전히 대규모 산업단지 직 하류에 있어 예측하기 어려운 수질오염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식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취수원의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먹는 물 문제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로, 이는 중앙정부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대구 취수원 문제를 지역 간 갈등으로 인식해 수수방관하지 말고,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전면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2018년 민선 7기를 시작하며 대구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이해와 배려, 과학적 검증, 합당한 보상의 3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그중 과학적 검증 부분은 정부 용역을 통해 대구가 하루 필요한 수량 57만t 중 30만t을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함께 이용해도 구미의 생활·공업·농업용수 이용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낙동강 수질도 현재보다 악화하지 않고, 상수원보호구역과 공장설립 제한지역 등 입지규제의 추가 확대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물 부족에 대한 구미시의 우려를 고려해 극심한 가뭄 등으로 구미가 사용할 물이 부족할 때는 한 방울의 물도 취수하지 않는 등 낙동강 수량 변화에 따라 취수량을 조절하는 가변식 운영방안까지 제시했다.
아울러 대구시는 해평취수장을 공동 이용하면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조성해 해평 등 상수원보호구역 주민들에게 지원하고, 구미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추진과 대구·구미 간의 생활공동체 형성을 위한 협력방안까지도 제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제 남은 것은 해평 등 구미지역 주민들의 상호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한 대승적 결단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오래된 물 문제를 해결하고,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2023년) 및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2028년)을 기회로 삼아 더 큰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물기술인증원 유치를 통해 물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세계적인 물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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