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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총공세에 뱃놀이로 화답한 시진핑…"끄떡없다"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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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3-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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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EU 전격 제재 속 푸젠성 방문해

  • 뗏목 타고 망중한, 관영매체에 공개

  • 선글라스 낀 펑리위안 여사도 대동

  • 앵커리지 회담 결렬, 갈등격화 전망

  • "美 공세 안 두렵다" 정치행위 분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지난 22일 푸젠성 우이산 주취시 계곡에서 전통 뗏목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전격적인 대중 제재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푸젠성에서 부인과 뱃놀이를 즐기는 여유로운 모습을 노출했다.

서방 세계의 공세 수위가 아무리 높아져도 중국은 자력갱생 노선을 견지하며 동요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부터 푸젠성 시찰에 나섰다.

시 주석은 푸젠성 우이산(武夷山) 인근의 차밭을 방문해 관련 산업 현황을 청취하고,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향촌 진흥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이 푸젠성에 도착한 날 미국과 EU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왕쥔정(王君正) 자치구 부서기 겸 신장생산건설병단 당위원회 서기 등 고위급 인사들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 미국 내 자산 동결과 비자 발급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영국과 캐나다도 대중 제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첩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외교 장관들 역시 신장의 인권 문제를 우려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내놨다.

서방 세계가 중국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지만 시 주석은 오히려 부인이니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대동하고 푸젠성 내 명소를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시 주석과 펑 여사는 유명한 계곡인 주취시(九曲谿)에서 전통 뗏목을 타고 뱃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공개된 사진 속의 시 주석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펑 여사는 영락없는 관광객 차림이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중국 고위층이 국내 시찰을 할 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부인을 대동하지 않는다"며 "설령 부인을 대동하더라도 관영 매체 보도에 등장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17년간 근무한 정치적 고향 푸젠성에서 이 같은 장면을 연출한 건 특별한 함의를 갖는 정치적 행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중 양국은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고위급 대화를 진행했지만 설전만 벌인 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향후 양국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후속 회담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사실만 재확인됐다.

미국은 중국과의 회담이 끝나자마자 유럽으로 달려가 대중 공세 강화를 주문했고, EU도 즉각 화답했다.

둬웨이는 "이번 시 주석의 푸젠성 방문은 미국과 동맹국의 대중 압박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의 응답"이라며 "중국은 미국 때문에 스스로의 발전 노선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 지구전을 치를 준비와 저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은 정치적 함의를 담은 연설과 행동을 즐기는 지도자"라며 "이번에는 서방 세계의 공세에도 오히려 여유로움을 드러내며 끄떡없다는 메시지를 대내적으로 강조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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