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도 힘들다]① 연봉은 동결, 세금은 꼬박꼬박 "곡소리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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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3-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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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 전년비 1.1% 증가

  • 사람인 "직장인 10명중 7명 올해 연봉 동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대면 서비스업을 하는 계층에만 생채기를 남긴 것이 아니다. 자영업자·소상공인만큼은 아니지만 임금근로자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충이 있다.

당장 급여가 줄었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352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1.1%(3만7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임금상승률(3.4%)의 3분의 1 수준이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코로나19가 임금 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월 말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확산했다. 이 기간 이후 연봉 협상을 하는 회사에 직격탄을 날렸다. 연봉이 동결되거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삭감을 요구받는 직장인이 많았다.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이 본격화했지만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9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6%는 2021년 연봉이 동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4.9%는 삭감됐다고 답했다. 
 
임금이 동결됐더라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금이 감소한 것이나 다름없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실적 압박은 더 심해졌다. 기업도 전대미문의 코로나 시국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근무 환경도 팍팍해졌다. 당장 판매관리비가 절반으로 줄고, 무급 휴가 권고가 늘었다.

통신업에 종사하는 김은석(42) 씨는 "예년에 비해 영업 환경이 경색돼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라며 "너무도 힘이 들지만 폐업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사정이 뉴스에 보도될 때마다 '나는 그나마 나은 거다'라며 달래곤 한다"고 말했다.

더 슬픈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세금은 꼬박꼬박 빠져나간다는 사실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개개인이 직접 소득을 신고하는 형태이지만 직장인은 회사에서 개인 통장으로 넣어주는 급여가 전체 소득일 가능성이 높다. '유리지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교육업 5년 차인 정민희(38) 씨는 "감염병 상황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힘든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자영업자 등은 정부가 국민 세금을 들여 지원해주지만 지원 대상이 아닌 업종은 나가는 돈은 그대로 나가고 급여는 줄어 상황이 정말 좋지 않다"고 전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백신 보급과 각국의 재정 확대로 경기 회복이 빨라져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면 근로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성실 근로자들의 근로 의욕이 낮아지는 것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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