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2005년 6월, 오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했다는 KBS 의혹 보도와 관련해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것이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오 후보는 언제까지 거짓말로 거짓을 덮는 모르쇠 행태로 서울시민을 기만할 것인가"라며 "민주당은 최고위 논의를 통해 오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오 후보 측은 주민들이 본 사람은 오 후보가 아니라 큰 처남이라고 해명했지만, 대학교수인 처남의 사진을 보면 오 후보와는 인상과 체형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당시 국회의원도 했었고 방송 활동도 많이 한 대중적인 유명인사였다. 증언자들이 다른 사람을 오 후보로 착각했을 리 만무하다"고 했다.
이어 "내곡동 땅 의혹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못 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이 돼 국가에 큰 해악을 끼친 MB(이명박)의 사례를 반복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오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압박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초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측량에 오 후보가 왔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며 "본인이 약속한 대로 사퇴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서울시장선거대책위원회는 구체적인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측량 당시 오 후보가 있었다'는 취지의 허위 보도를 했다며 KBS를 대검찰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혐의는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부정선거 운동 등이다.
한편 앞서 KBS는 오 후보 처가가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직전에 내곡동 땅을 측량했고,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있었다는 증언을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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