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점점 거세지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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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5-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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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결성

  • 박형준 부산시장·허성무 창원시장 미술관 유치 뜻 밝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부 작품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부 미술품을 전시할 공간인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진 후 유치전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29일 결성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는 5월 초 준비위 또는 발기인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가에서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 중 근대미술품과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대미술품 등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근대미술품을 한 곳에 모아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하자는 취지로 모였다.

주비위원으로는 김종규 국민문화유산 신탁 이사장, 신현웅 전 문체부 차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윤철규 전 서울옥션 대표, 최열 전 문화재전문위원,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등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주비위는 ‘국립근대 미술관’을 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근대미술작품(2000여점)과 이번 삼성가 기증 근대미술품(1000여점) 등을 기반으로 설립하고 그 안에 ‘이병철실’, ‘이건희실’과 상설, 기획전시실을 두어 금번 삼성가의 기증의 뜻을 기리자는 뜻을 전했다.

미술관 부지로는 서울시 소유로 전환된 송현동 문화공원부지를 서울시가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비로 건축해서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른 대안으로는 세종시로 이전한 행정부가 자리했던 현 정부서울청사를 내놨다.

‘미술관의 수도권 집중’을 막자는 논리를 앞세운 광역자치단체들도 발 빠르게 유치전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라는 글을 통해 “부산에 이건희 미술관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싶다”라며 “부산에 이건희 미술관을 짓는다면 유족의 의견을 중시해 장소·건축·전시 등에서 빼어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인 경남 의령군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3일 “기증의 의미를 잘 살려 많은 국민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건희 미술관’을 이 회장의 선대 고향인 의령에 유치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삼성과 뿌리 깊은 인연이 있는 의령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 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3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과 김경수 도지사, 경남도내 7개 시장·군수가 참석한 경남지역 현안 간담회에서 “최근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대해 관심이 높은데, 마산해양신도시에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과 연계해서 짓는 것이 미술관의 방향성과도 맞고 추진 속도도 빠를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내 미술계 인사들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인 대구에 미술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의 미술 관계자들은 아시아 최초, 그리고 최대 규모 미술축제인 비엔날레를 개최해온 만큼, 광주가 미술관 입지로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의 연계를 바라고 있다.

Eh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일 '이건희 컬렉션을 인천에서 조성하는 인천뮤지엄파크 내의 미술관에서 소장하게 해주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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