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다음 주 집권 5년차 최대 분수령…주말새 장고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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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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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 후보자 3인 임명 강행 놓고 고민에 빠진 당청

  •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출입기자와 질의응답도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울산광역시 남구 3D프린팅 지식산업센터에서 열린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 보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이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놓고서다.

현 정부 집권 5년 차 마지막 임기 1년을 남겨둔 문 대통령에게는 임기 말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일 현재까지는 당·청이 각각 ‘서로의 시간’이라고 공을 넘기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이들 3명의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와 관련해 “아직은 국회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은 국회에 있다고 말했는데 마찬가지 대답”이라며 “인사청문법에 따르면, 인사청문보고서를 국회가 대통령에게 송부하는 시점이 10일이기 때문에 국회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장관 임명 문제와 관련해 건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여당에서 다각도로 의견도 수렴하고 야당과 조율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주말 사이에 여당 내부를 비롯해 여야 간 논의, 여론의 추이를 살핀 뒤 청와대의 입장을 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일부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중이다. 청와대의 결정에 따라 ‘자진 사퇴’하는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세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 마감 시한은 오는 10일이다. 10일까지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다.

일단 10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취임 4주년 대국민 특별연설 이후에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현 정부에서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가 29명에 달한다. 세 명의 장관 후보자 중에 한 명이라도 임명 강행이 될 경우, 30번째 ‘야당 패싱’ 장관이 된다.

임 후보자는 아파트 다운계약·위장전입·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무자격 지원·논문 표절 등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박 후보자의 경우 영국 주재 외교관 시절 그의 아내가 고가의 도자기 장식품을 국내로 밀수해 판매한 것을 두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노 후보자는 위장전입·취득·지방세 부당 면제·공무원 특별분양 아파트 갭투자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당·청 각각 내부에서도 임명 여부에 대해 이견이 갈리고 있다. 세 후보자 모두를 지켜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임기 말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임명을 고수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이미 임·박 후보자를 이른바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렸다.

현실적으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 중반대로 반등했다. 전주 29%로 현 정부 출범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큰 폭으로 상승하며 30%선을 다시 넘어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4일과 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능력을 물은 결과, 긍정 평가가 34%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5%포인트(p) 오른 수치다.

부정 평가는 58%로 전주보다 2%p 하락했다.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고, ‘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5%였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4·7 재·보궐 선거 이후 3주간 30% 내외, 부정률 60%선에서 답보했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에선 3월 말·4월 초 수준을 회복해 재보선 여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령별 긍·부정률은 18~29세(이하 20대) 26%·61%, 30대 40%·50%, 40대 46%·49%, 50대 38%·57%, 60대 이상 25%·68%이었다. 전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지만, 전주와 비교하면 20대와 50·60에서 긍정 평가가 상승했다.

대통령 직무수행을 부정평가 한 응답자 중 23%는 ‘부동산 정책’을, 17%는 ‘코로나19 대처 미흡’을 이유로 꼽았다. 긍정 평가 이유에는 ‘코로나19 대처’가 32%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30%로 전주 대비 3%p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와 같은 28%를 나타내며 여당과 제1야당 간의 격차가 2%p로 격차를 줄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사항은 갤럽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의 특별연설은 지난해 3주년 때와 마찬가지로 TV로 생중계된다.

문 대통령이 특별연설 형식으로 국민들 앞에 서는 것은 지난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특별연설 후 청와대 출입기자의 질문에 직접 답변에 나선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은 사전 협의나 각본 없이 현장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목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청와대 출입기자단에서 자체 선발한 20여명 기자들만 참석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별연설 시간은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렵지만 20여분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식 명칭은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이다. 특별연설 이후에 출입기자 질문에 답변을 하실 예정인데 특별연설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기 때문에 특별연설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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