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LX홀딩스 등에 따르면 1987년생으로 올해 34세인 구형모씨는 최근까지 LG전자 일본법인에 근무하다, 지난 3일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돼 서울 LG광화문 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LG전자에서는 차장~부장급에 해당하는 책임이었으나 LX홀딩스로 옮기면서 임원으로 전격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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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2018년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있다. 최근 LG에서 계열 분리한 LX홀딩스 구본준 회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구형모 상무는 새로 출범한 LX그룹의 미래사업 발굴을 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직전까지 근무한 LG전자 일본법인에서도 주로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LX홀딩스에서 신사업 추진을 맡으면서 향후 경영 승계 작업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다.
구 회장은 슬하에 구 상무 외에 딸 연제씨(31)가 있다. 현재 LG 계열사가 아닌 벤처캐피털 회사에 근무 중인데, 구 상무가 사실상 LX를 물려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LX 역시 구 상무가 현금을 투입해 향후 LX홀딩스 지분을 점차 늘리거나, 구 회장이 보유한 자신의 지분을 아들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장자 승계’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951년생 구 회장이 70세를 넘긴 점을 고려하면 승계 작업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구광모 LG 회장이 40세에 회장직에 올랐던 만큼, 구 상무도 40세 전후로 LX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크다.
특히 그는 일찍부터 CEO로 일한 경험이 있다. 구 상무가 26세에 불과했던 2008년 ‘지흥’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생산·판매 사업을 영위하며 한때 연간 1000억원의 매출도 올렸다.
하지만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를 고객으로 둬,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 있지 않았다. 2014년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가 도입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었고 결국 2018년 지흥의 지분 100%를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다. 이후 LG전자로 자리를 옮긴 구 상무는 2년여 만에 LX라는 새로운 둥지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책무를 지게 됐다.
현재 LX홀딩스는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 자회사와 LG상사의 자회사인 판토스를 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자산 규모는 약 7조6000억원 규모로, 재계 순위 50위권이 예상된다.
LX의 신사업은 다양한 방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이를 반증하듯 주력 계열사로 꼽히는 LG상사(새로운 사명 LX글로벌)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발, 의료진단 서비스 등 7개 부문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는 아버지 구 회장의 그늘에서 향후 4~5년간 경영 수업을 하며 LX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을 것”이라며 “그 기간 캐시카우를 탄탄히 확보한다면, 구광모 LG 회장보다 빠른 40세 전에 LX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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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X홀딩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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