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양곤 시내 전통시장 =4월 29일 (사진=NNA)]
정세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식료품과 의약품, 연료와 같은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짯화 가치 하락과 장기화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기능부전으로, 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경제에서 실적을 보여야만 하는 군부는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과 식용유 가격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대 도시 양곤의 도소매업자에 의하면, 2월 1일에 발발한 쿠데타 이후, 식료품 가격은 10~15% 상승했다고 한다.
19일자 일레븐 인터넷판에 의하면, 쌀은 고급품종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포산 타운퍈' 품종은 포대(약 49kg)당 5만짯(약 3300엔)으로, 이전보다 약 25% 올랐다.
닭고기 가격은 약 1.6kg당 20% 상승해 6000짯이며, 돼지고기는 40% 오른 1만 2000짯까지 상승했다.
남다곤 군구의 한 소비자는 "1.8ℓ 샐러드유가 4500짯이나 한다. 예전보다 30% 가까이 올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영신문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에 의하면, 18일 양곤의 흑두 가격은 1톤당 106만 9000짯으로, 1일 가격보다 20%나 상승했다.
일레븐에 의하면, 의약품 가격상승도 심각하다. 양곤의 도매업자는 "5~10% 인상됐다"고 했으며, 인도 의약품을 취급하는 한 업자는 "아직 재고는 있으나, 현재 의약품을 수입할 상태가 아니다"며 불투명한 미래에 우려를 표했다.
가솔린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석유가격 공시 사이트인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시스'에 의하면, 미얀마의 가솔린(옥탄가 95) 가격은 17일 기준으로 1ℓ당 1171.16짯으로, 2월 1일에 비해 39%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같은 시기에 24% 올랐다.
■ 빈곤층에 직격탄
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급격한 짯화 가치 하락과 정세불안에 따른 물류 혼란 때문이다. 미달러 대비 짯화환율은 쿠데타 후 20%나 상승했다. 5월 들어 시중환율은 1달러=1700짯을 넘는 날도 있었다.
이처럼 짯화가치가 하락하는 이유는 국내경제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과 은행원들의 '시민불복종운동(CDM)' 참여로 금융기관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짯의 신인도 하락과 반비례해 금 가격은 급등하고 있으며, 국영신문에 의하면, 12일에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생필품 가격급등은 빈곤층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4월, 경제악화에 따른 빈곤층의 소득감소와 식료품 가격상승에 위기감을 표명하며, "향후 6개월간 최대 340만명이 기아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경종을 울렸다.
은행 현금인출 제한조치도 생활고 가중의 한 요인이다. 양곤에 거주하는 한 주부(36)는 이전에는 시장에서 매일 5000짯 정도를 썼으나, 지금은 주에 두 번, 총 2만짯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이 주부는 NNA에, "현금을 인출하기가 쉽지 않아,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신중하게 따져보고 구매한다"고 말했다.
군부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식료품 증산을 통해 수입품 억제의 필요성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
총사령관은 지난 10일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국가통치평의회(SAC)' 회의에서, "미얀마 국민들의 식용유 연간소비량은 7.2kg으로 너무 많다. 자급할 수 없는 식용유를 수입할 때마다 외화가 낭비되고 있다"면서, 국내증산을 독려했으며, 동시에 보건스포츠부 등에는 기름기를 낮춘 식생활을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상업부는 이날, 식용유의 수입, 비축, 판매에 관한 감독위원회를 설치해, 적정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총사령관은 동물사료에 대해서도 "국내에는 사료를 전용할 수 있는 농산물이 충분히 있다. 사료를 증산해 외화를 절약해야 한다. 식료품 자급률을 높여, 공정한 가격으로 국민들에게 식료품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월 모내기 시기를 앞두고 짯화 가치 하락으로 비료와 농업용 자재 수입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미얀마 쌀 연맹(MRF)의 예 민 아웅 회장은 국영신문에, "가격을 안정시키고 물품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재의 최우선 과제"라며, 거래업자 등과 계속해서 조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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