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아닌 설화 이어지는 정의용의 입...연일 北 대변에 논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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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5-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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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주장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한반도 비핵화', 큰 차이 없어"

  • 北, '한반도 비핵지대화' 주장하며 미국의 핵우산 등 철회 요구

정의용 외교부 장관(가운데)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25일 외교부에서 대통령 방미 성과를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19일로 취임 100일을 넘긴 가운데 그간 남긴 업적보다 설화에 눈길이 쏠린다.

26일 외교가에서는 정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지대화'라는 두 용어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정 장관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 방미 성과를 알리는 브리핑에서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란 표현이 명시된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우리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큰 차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얘기하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이 주장해온 한반도(조선반도) 비핵지대를 거의 동일한 의미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구설이 이어졌다.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지대는 남북한을 비롯해 미국 등 다른 국가의 한반도 핵무기 반입과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전개도 허용하지 않는 개념이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해온 '핵우산' 등도 철회해야 한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에 방점이 찍힌 한반도 비핵화와는 개념 차이가 있어 한국 외교부 장관이 두 용어 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평가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논란이 이어지자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의 합리성을 보다 강조하기 위한 차원의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해명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보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을 두고 "절제됐다", "사소한 위반" 등의 표현을 사용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지난해 5월 벌어진 북한의 GP 총격과 창린도 해안포 사격에 대해 "북한이 두 번의 사소한 위반을 했다"며 "이 두 번의 사건을 저희가 면밀히 조사했지만 굉장히 절제된 방향으로, 방법으로 시행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북한이 무력도발로 남북 간 군사합의를 위반했을 뿐 아니라 인명피해를 낼 수 있었음에도 정부가 북한 눈치를 과도하게 본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아울러 당초 실현가능성이 낮았던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에 대한 불씨를 당긴 것도 정 장관의 입이었다.

정 장관은 같은 달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측과 백신 스와프를 진지하게 협의 중이라고 공개했고 미국 내 당시 백신 수급 상황 등을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협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 동맹국 부담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가 최근에서야 한·미 백신 스와프를 추진했지만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한 사실을 인정하며, '백신 외교 참패'라는 비판만 남은 상황이다.

외교가에서는 정 장관이 과거 참여정부 시절 여당 의원이었음에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일(對日) 강경·북한 옹호 발언에 "(대통령의) 그런 언급이 과연 상대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겠느냐 하는 데 대한 깊은 생각이 뒤따랐으면 좋겠다", "우리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 등 직언을 마다치 않던 모습을 떠올리며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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