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당권 주자들이 31일 첫 TV토론회를 갖고, 다음 대선 정권 재창출 방법을 놓고 격돌했다. 이준석‧홍문표‧조경태 후보는 자강론을 해법으로 제시한 반면,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대선 경선 연기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MBC 백분토론을 통해 진행된 토론회에서 “‘단일화 무새’, ‘통합 무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앵무새처럼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단일화와 통합만 외쳐선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는 아울러 나 후보가 제시한 ‘대선 경선 연기론’과 관련,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출발한다”고 했다. 특정 주자의 입당을 기다려 대선 경선을 늦출 수는 없다는 원칙론을 펼친 셈이다.
조경태 후보도 “우리 당 스스로 토양이 좋아지고, 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면 국민도 수권정당으로서 모범을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나경원 후보는 “버스가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올라타게 된다”며 “우리의 경선 열차는 9월 말에 출발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후보도 “우리 당 후보를 먼저 뽑는다면 단일화가 어려울 수 있다”며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을 둘러싼 계파 문제도 떠올랐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후보가 유 전 의원과 가깝다는 것을 다른 후보들이 지적한 것. 이 후보의 아버지는 유 전 의원과 경북고‧서울대 동문이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대선후보 중 한 분과 특별한 관계여서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김부겸 국무총리 또한 경북고와 서울대를 나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총리와 아버지가 동문인데 걱정 안 되시는가”라고 되물었다.
홍문표 후보는 “유 모 전 의원과 특수한 관계에 있나”라며 “유 전 의원의 사무실을 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는 “거짓이다”며 “유 전 의원 사무실에 어떤 물건도 두지 않고, 인터뷰할 때 그 장소를 썼다는 이유로 사무실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노원구 상계동에 제 사무실이 있다”고 했다.
2, 3위를 다투고 있는 나 후보와 주 후보 간 신경전도 펼쳐졌다. 주 후보는 영남당 논란과 관련, “서울 출신인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체제에서 우리 당의 외연이 확장됐나”라며 “‘영남당 프레임’은 저를 견제하기 위한 자해적 프레임”이라고 했다.
주 후보는 나 후보의 강성보수 노선이 외연을 좁혔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나 후보는 이에 “여러 패배가 있었으나 구당의 마음으로 전대에 나왔다”며 “대선에 승리하지 않으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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