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8일 서울대 경제학부 게시판과 자신의 SNS에 ‘기본소득제도를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경제학자들도 많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해당 글에서 “각 개인별로 정부에 내는 세금과 정부로부터 받는 돈을 계산해 볼 때 선별복지나 기본소득 사이의 차이가 거의 없고 오히려 기본소득이 복지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맨큐의 논리를 인용하면서 기본소득 반대론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부자들에게도 왜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느냐”는 논리에 대해 이론적으로 반박했다..
특히 이 교수는 “기본소득제도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보수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시카고 대학의 프리드먼(M. Friedman)이며 현재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는 경제학자들의 성향도 보수와 진보로 다양하다”라며 “기본소득을 진보진영의 대표적 어젠다로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각 개인별로 정부에서 받는 돈과 정부에서 내는 돈을 뺀 금액을 계산해 보면 소득 수준이 어떻든 간에 A정책이나 B정책의 결과는 거의 같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부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세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선별 복지나 기본소득 간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보수 경제학자들이 행정적으로 단순해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본소득의 효율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말도 안 되는 진보진영의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라며 “그러나 보수의 아이콘인 맨큔는 선별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낫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의 논리는 반박하기 힘들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 교수의 글이 게시된 서울대 게시판에는 기본소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학생들의 댓글이 줄을 있고 있다.
WXXXX 아이디의 작성자는 “기본소득제가 재정에 큰 부담을 줄까 염려돼 그동안 우호적이지 않았다”라며 “맨큐의 논리를 부정하기 힘든 것에 동의한다. 학계에서의 수준 높은 논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란 댓글을 남겼다.
또 앱XX 아이디의 학생은 기본소득의 현실적용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기본소득제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으며 CXX 아이디 작성자는 “프리드먼이 기본소득도 주장했다는 건 조금 놀랍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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