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은행 건전성 관리 점검] ‘역대 최저’에도 코로나 지원 착시 우려는 여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봄 기자
입력 2021-06-09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과소평가된 착시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끝나면 대출 부실규모가 빠르게 늘어날 것을 우려해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원화대출(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연체율은 지난해 4월(0.42%) 이후 지속해서 0.2~0.3%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연체율인 0.28%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7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도 개선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34%로 전분기 말보다 0.34%포인트 올랐다. 보통주자본비율은 0.4%포인트 오른 12.85%를 기록했으며, 기본자본비율은 0.47%포인트 상승한 13.93%로 집계됐다.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모든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의 위험 관리 능력이 좋다는 의미다.

은행의 연체율은 낮은 반면 건전성이 높게 유지되는 현상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과 같은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대출을 최소 6개월 이상 연장하고 이자상환을 유예하는 식이다. 만기 시점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라도 연체채권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당초 이 같은 금융지원은 지난해 3월 첫 시행해 6개월만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연장을 거듭해 오는 9월까지로 다시 종료 시점이 연기됐다.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 만기연장 신청건수는 지난 4월 23일 기준 43만2000건으로, 113조2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신규 대출건수는 107만4000건으로, 금액은 62조7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금융권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지원규모는 더 커진다.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 2금융권에서 지난달 23일까지 실행된 코로나19 금융지원 신규대출 규모는 113조9000억원으로, 만기연장의 경우 165조8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코로나19 금융지원 금액이 대출 연체율에 반영되지 않는 만큼, 향후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연체율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끝나면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부실채권에 대비해 은행들이 쌓아둔 충당금은 부실채권 대비 137.3%로 전년 동월 말(110.6%)보다 26.7%포인트나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조치와 같은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라 연체율이 낮게 나타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