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긴축으로 돌아선 미 연준... 빨라진 한은 금리인상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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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6-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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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FOMC서 금리인상 시점 앞당겨…한은 "예상보다 매파적" 평가

  • 국내서도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내달 '금리인상' 소수의견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1년 앞당기는 등 조기 긴축을 시사하고 나서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계 역시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연내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이번 연준 움직임에 따라 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2023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인상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한은은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두고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매파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주재한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및 물가 상황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장불안 요인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 신호'를 보내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를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경제 상황 전개에 달려있다"고 단서를 단 뒤 "(금리 인상이) 지연됐을 때의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지난달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통위원 7명 중 4명이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최근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지난 1년여간 지속돼 온 저금리가 부채를 늘려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투자 성향을 강화시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상승 압력 확대 가능성 역시 조기 금리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2.6%로 4월(2.3%)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로 상승했다. 이는 2012년 3월(2.7%)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1년 전보다 4.2% 상승하며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금리 조정 시기는 10월 또는 11월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충격에 대비해 실제 금리 인상과 '금리 인상' 신호 사이에 4~5개월의 시차를 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선적으로 7~8월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금리 인상 시에는 0.25%포인트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에 이어 내년 1~2월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면소비가 확대되고 있고 인플레(물가상승) 압력이 늘어나는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돼 전반적으로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다만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데 따른 부담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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