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장쑤성 정부가 이끄는 컨소시엄을 통해 쑤닝그룹 산하 전자상거래 업체 쑤닝이거우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미 알리바바는 쑤닝이거우의 지분 20%를 보유한 상황인데, 이번 계약을 통해 약 80억 달러(약 9조700억원) 어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것이다.
만약 실제로 계약이 체결된다면 이는 알리바바가 지난 4월 반독점 과징금 폭탄을 맞은 이후 첫 대규모 투자가 된다. 앞서 중국 규제 당국은 알리바바에 반독점 위반 혐의로 182억2800만 위안(약3조1200억원)의 역대 최고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사실 알리바바는 당국의 규제 강화 이후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과거 전자상거래, 유통, 핀테크, 투자, 물류,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뚜렷한 활동이 없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에이전시차이나의 마이클 노리스 연구·전략매니저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알리바바의 전략적 투자가 규제로 인해 중단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특히 전자상거래와 유통의 결합을 강화하는 알리바바에는 쑤닝이거우의 유통과 배송 시스템의 잠재적인 가치가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인 상태라 결과를 100% 장담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과가 발표될 수 있지만 정보는 비공개”라며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쑤닝그룹은 1990년 장쑤성 난징에 설립된 가전제품 전문 유통업체로, 설립 이후 백화점, 편의점, 온라인 쇼핑 등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성장했다.
투자에도 적극적이었는데, 2015년에는 장쑤성 프로축구 구단을 매입했고, 이탈리아 프로축구팀인 인터밀란도 사들였다. 2019년에는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 까르푸의 중국법인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진 빚을 갚지 못해 지난해부터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결국 선전, 장쑤 등 국유기업에 지분을 매각하는 등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여전히 자금 압박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통 부문에서 쑤닝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한 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쑤닝이거우는 중국 전체 대형 오프라인 할인점 가운데 점유율 4.4%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선아트리테일이 13.7%로 1위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가 쑤닝이거우 지분을 인수하면 중국 유통 시장에서의 입지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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