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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에 탈서울 러시…경기권 집값도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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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07-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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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인구 최근 1년간 16만명 늘어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아주경제DB]


#. 집주인 아들이 들어오겠다며 5년 넘게 산 집을 비워달라고 하더라고요. 부랴부랴 근처 전세를 알아봤는데 지금 전세금으로 갈 곳이 없어 경기도 시흥으로 이주하기로 했습니다. 은퇴해서 차라리 편하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 (금천구 아파트 전세 세입자 A씨)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주변 수도권으로 탈서울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을 떠난 인구가 유입되면서 경기권 집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5월 11일∼6월 14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매매·전세·월세 모두 올랐으며 오름폭도 커졌다.

서울 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0.49% 상승했다. 전월(0.40%) 대비 오름폭도 커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교통·재건축 호재가 있는 노원구(1.02%)였다. 재건축 기대감이 큰 서초구(0.97%), 강남구(0.73%)도 오름폭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전세 오름폭은 전월 대비 2배로 치솟았다. 서울 주택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 5월 0.18%에서 6월 0.36%가 됐다. 반포동 등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서초구(1.63%)에서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며 가격도 오름폭도 가장 컸다. 월세 가격도 전월(0.06%) 대비 오름폭을 키우며 0.10%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던 서초·동작구 지역에서 월세 상승률도 가팔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상승세는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이슈와 학군 이주·사전청약 대기 수요 등이 맞물린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택 집값은 지난달에만 오른 것이 아니다. 이날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0년 7월~2021년 6월) 서울 주택가격은 13.43% 올랐으며 전셋값도 13.56% 올랐다.

월세의 경우 매매나 전세에 비해 상승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매달 꾸준히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월세통합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99.82에서 0.06포인트 오른 뒤 매달 상승해 올 6월 101.152까지 올랐다.

또한 전·월세 가격 상승률을 계산할 때는 상승 폭이 5%로 제한된 갱신 물량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에 신규 계약만으로 계산한다면 상승률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끝도 없이 오르는 서울 떠나 경기도로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민들은 서울을 떠나 경기도와 인천 등 주변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로 이동이 두드러진다.

이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을 떠난 인구는 전입 인구보다 4만4118명(순유출) 많았다. 월평균 8823명이 순유출된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순유출은 10만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1년(2020년 6월~2021년 5월) 동안 서울에서 10만8968명이 순유출되기도 했다.

실제로 탈(脫)서울 행렬은 대부분 경기도로 이동했다. 인천으로 이동한 사람도 일부 있었다. 서울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경기도 인구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7만9014명이 증가했다. 경기도 인구는 지난 1년간 16만2668명 늘었다.

이날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이 통계청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전출한 곳은 경기 고양시(1만6442명 전출)였다.

이어 남양주(1만1546명), 성남시(1만1081명), 용인시(1만176명) 등이 뒤를 이었다. 17위까지 모두 경기도에 위치한 시였으며, 19위가 인천 서구(3478명), 19위가 충남 천안시(3450명), 20위가 인천부평구(3446명)였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는 송파구에서 온 1만2342명이 전입했다. 관악구(1만316명), 강서구(1만50명), 강남구(8681명), 강동구(7934명) 등이 뒤를 이었으며 충남 천안시(6530명)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경기도는 서울에서 나온 인구를 흡수하면서 지방의 다른 지역 인구도 빨아들였다.
 
중저가 아파트 인기…서울 인접 경기도 집값 크게 상승

서울 중저가 아파트 매수가 어려워지는 것도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지역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3채 중 1채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올해 1월 초 25만9785가구였는데 6월 말 17만6186가구로 32.2% 감소했다. 시세가 오르며 해당 가격대를 벗어났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서울 6억원대 이하 아파트가 줄어들면서 경기, 인천 등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전환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로 이런 현상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중저가 아파트로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에 비해 경기도나 인천에는 아직 6억원 이하 주택이 많이 남아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에서 LTV 우대가 기존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더 늘어난다. 6억원 이하 주택을 매매할 때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집값도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에 의하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23.28% 올랐으며 단독주택이 4.35%, 연립주택이 8.03% 올랐다.

경기도 주택 전세가는 아파트가 1년 전보다 15.38%, 단독주택은 3.37%, 연립주택은 7.73% 올랐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의 집값은 지난 1년간 크게 뛰었다. 최근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이동했던 고양시의 아파트는 1년 새 매매가격이 34.03% 상승했다. 김포시는 31.41%, 의정부시는 29.26% 치솟았다. 시흥시(28.5%), 남양주시(28.06%), 의왕시(27.71%) 등도 많이 올랐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서울을 떠난 인구는 대부분 서울권으로의 통근이 가능한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최근 대중교통 발달로 서울까지 이동도 쉬워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은 서울과 '가격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GTX 등 교통 호재 등이 있어 집값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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