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시한폭탄, 노후건축물⑩] 부수고 다시 짓는 일차원적 대응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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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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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선 건물 유지·보수 방식 활성화

1895년 오픈한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사진=개티이미지뱅크]


앞으로 노후 건축물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존 건물을 50년, 100년 가는 건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 주요국가에서는 건물을 새로 짓는 방식보다 기존의 건물을 유지·보수하는 방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들 국가의 건물이 50년 이상 유지되는 이면에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건물 개·보수 등 꾸준한 도시재생을 추진해온 노력이 있다. 영국 건축물의 평균수명은 130년, 프랑스 80년, 미국은 75년이다.

유럽은 17세기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목구조의 건축물도 많이 남아 있지만 노후 건축물에 대한 안전 문제가 크게 대두되진 않는다. 그만큼 건물에 대한 이해와 안전에 대한 노력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철거를 하고 신축하는 방식보다는 기존의 건물구조와 형태를 유지하며 일부 보수 공사를 거쳐 재사용하거나 용도변경을 통해 활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전면 철거 후 새 건물을 짓는 재개발·재건축이 주요 도시재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건축물에서 주로 활용되는 콘크리트 구조물 수명은 100년에 달한다. 최근 개발된 콘크리트 내구수명은 200년 이상이다.

그러나 30년만 지나도 안전 문제나 생활 불편함이 발생하는 것은 건물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만 대응하기 때문이다. 건축물은 구조체보다 설비에 의해 수명이 결정되는데, 예방적 유지관리에 소홀하면 건물은 빨리 늙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점검·보수를 통해 건물을 수선하고, 개수 방식으로 성능을 향상시키면 건물 수명이 충분히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가스·환기 설비는 10~20년, 난방·급탕설비는 10~25년, 창호·출입문은 20~30년 주기로 교체하면 요구 성능 수준이 향상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 주변 주택가. [사진=개티이미지뱅크]


과거의 낡은 도시계획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도시·건축허가와 건축물 성능허가를 제도적으로 분리해 건축물 성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영국·미국 등의 국가는 건축허가와 건축 성능허가를 분리하고, 설계 업무 외의 각종 인증 및 평가는 각 분야 전문가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건축심의 항목에서 방재·기술을 구분해 표준화된 성능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화재 안전과 관리에 대한 정확한 기준도 마련돼 있다. 네덜란드는 신축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 개보수 공사에 대해서는 중간 수준, 기존 건물에 대해서는 낮은 수준의 화재안전 측정 기준을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암스테르담은 시내 전반의 건물 연한과 용도, 세부기준 등을 지도로 제공하고 있다. 신축허가 및 환경영향평가 적용 지역 등에 대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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