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금강 공주보 상류에 지하수 대체관정을 설치하면서 인근 전기료가 급증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지역에서 전기료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 관정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공주보 상류 관정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9년 5월 공주보 개방 이후 환경부가 나서 대체 관정을 파준 공주 쌍신동과 신관동 일대 27개 관정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관정은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관 모양의 우물을 말한다.
이 지역 일대 농민들은 공주보 개방 이후 지난해부터 지하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정부가 파준 대체 관정을 이용하느라 연간 2만원 수준이었던 전기료가 20만원으로 10배 급증했다는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에 환경부는 공주시와 모든 대체 관정 27공을 대상으로 양수량 측정, 이용자 면담 등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또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얻은 25공(명의·계량기 일련번호 불일치한 3공 제외)의 전기료 부과 내역을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체관정 설치 전·후인 2018년~2020년의 전기료를 비교하면 뚜렷한 급증 추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환경부는 관정 이용 행태 변화(개별→공동사용), 연도별 지하수 이용량 차이, 전기 사용지점 변경 등의 사유로 대체관정 설치 전후 요금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22공의 연간전기료 총액은 매년 500만원 전후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존 22공의 2018년도 연간전기료 총액(490만7원)과 비교했을 때, 2019년(508만4000원)은 3.6% 증가했다. 작년에는 452만8000원으로 오히려 7.7% 감소했다. 환경부는 관정별 증감을 살펴봐도 2018년 대비 2019년과 작년 요금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경우가 섞여 있어 대체 관정으로 인해 요금이 급증한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체 관정 설치 후인 2019년과 작년을 비교하면 1공(A관정)에서 전기료가 약 2배 이상 급증했으나 대체 관정 때문은 아닌 것으로 환경부는 파악했다. A관정의 전기사용량을 지하수 사용량이 비슷한 다른 관정 2공(B‧C관정)과 비교한 결과, 지하수 사용량보다 2020년 전기사용량(8154kWh)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해당 관정을 벼농사 기간(최대 6개월) 내내 지하수 관정 전기모터를 쉬지 않고 가동한다고 가정해도 얻을 수 없는 수치다. 이에 관계기관(한국전력, 전기안전공사)은 전기사용량을 증가시킨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장은 "지하수 대체관정과 양수장 항구 대책 추진 등 공주보 지역의 농업용수 이용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의 지하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농민들과 보를 개방해도 물 이용에 문제가 없다는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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