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아닌 엄마' 구미 3세여아 석모씨, 1심 징역 8년 선고

"키메리즘, 친자가 아닌데 친자로 오인되는 경우 설명 불가"

구미 3세 여아 친모 석씨[사진=연합뉴스]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아이 바꿔치기' 의혹을 받는 친모 석모씨(48)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는 17일 오후 2시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석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석씨가 3세 여아의 친모가 맞다고 인정하며 '아이 바꿔치기'도 모두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친권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고, 미성년자인 피해자(사망한 3세여아)를 보호·양육 상태로부터 이탈시켜 이익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사망한 친딸을 발견하자 자신의 바꿔치기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사체를 매장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석씨는 지난 2018년 3월 30일~4월 8일 경북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인 김모씨(22)가 낳은 아이와 자신이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 아이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자신의 친딸인 3세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사체를 매장하기 위해 옮기다가 그만둔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 선고의 핵심 쟁점은 사망한 3세 여아가 석씨의 친딸인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유전자검사 결과에 의할 때 석씨가 사망한 3세여아의 친모가 아닐 확률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특히 이 사건에서 화두가 됐던 '키메리즘(Chimerism·한 개의 생물체 안에 유전적인 형질이 달리하는 세포가 섞인 현상)'에는 "실제 친자가 아닌 자가 우연하게 친자로 오인하는 경우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석씨의 친딸 김씨가 낳은 아이가 존재하고 '아이 바꿔치기' 범행이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선고 이후 석씨는 최종진술에서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끝까지 부인했다. 석씨 측은 이날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석씨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지속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약취한 아동 행방도 공개하지 않고 범행 수법이 수많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준 만큼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