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 예술로 관객과 호흡하는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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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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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 극장’, 오는 10월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DMZ 극장’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에 전시된 사진과 설치 작품이 퍼포먼스(공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친절한 예술’ 덕분에 작품에 빠져들고 더욱 상상하게 됐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비무장지대(DMZ)의 다양한 역사적‧장소적 맥락을 전시, 퍼포먼스 등을 통해 살펴보는 ‘DMZ 극장’을 20일부터 오는 10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서울관 개관이래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프로젝트 전시를 선보여 온 국립현대미술관은 8전시실에서 전시와 함께 배우가 직접 관람객과 호흡하는 퍼포먼스가 결합한 이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작가 정연두와 연출가 수르야가 협업하여 선보이는 ‘DMZ 극장’은 사진,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비무장지대가 지닌 분단과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맥락이나 생태적 보고(寶庫)로서 특징을 넘어선 의미와 서사의 확장을 시도하는 일종의 다원예술 프로젝트이다.

‘DMZ 극장’은 2017년부터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에 이르는 13개 전망대를 50여 차례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과 군인 인터뷰, 전쟁과 분단에 관한 일화, 전망대 주변에 얽힌 설화 등을 바탕으로 한 오브제와 드로잉 그리고 이를 무대 삼아 진행되는 배우들의 퍼포먼스 등 44점으로 구성된다. 특히 7명의 배우들이 참여하는 퍼포먼스는 음악, 조명, 영상 등과 어우러져 전시장에 설치된 오브제와 상호작용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DMZ의 현실, 역사, 전설 등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정연두 작가는 19일 “DMZ에 대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분단 등이 아닌 그 속에 있는 이야기를 들여다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사진과 공연으로 이야기가 살아난다”라며 “DMZ를 우리 삶의 과정으로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공연에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멸공극장’에서는 피난민들 사이에 떠돌았던 구전 설화에서 출발하여 민들레 벌판을 형상화 한 오브제를 배경으로, 전쟁고아로 버려진 후 지뢰를 밟아 영원히 살게 된 민들레 할머니의 생애가 펼쳐진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민들레 할머니의 삶이 녹아 있는 이야기는 긴 감동을 줬다.

‘안보인 관광’의 한 장면.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미술관에서의 특별한 경험이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실에서는 13개 전망대의 이름과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퍼포먼스는 9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주 수·토요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미술관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또한 ‘DMZ 안보 관광’의 형식을 빌려온 1인 퍼포먼스 ‘안보인 관광’이 화~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에 각각 진행되어 DMZ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전시의 핵심 이야기를 요약해서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DMZ 극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무장지대의 풍부하고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예술적 실천으로 재해석하여 보여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적 생성지대로서 비무장지대의 의미와 서사가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승택-거꾸로, 비미술' 전시실에서 선보인 페기 구의 디제잉 공연 등 분야별 결합을 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국립극장 여우락밴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동 중인 정재형, 인디밴드 ‘아도이(ADOY)’와 함께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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