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노조 '첫 파업' 임박...25일 '단체 사직서 제출'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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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8-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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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창사 이래 첫 노동조합 파업에 직면했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오부터 이날 정오까지 진행된 HMM 해상노조의 파업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 조합원 434명 중 400명(92.1%)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해상노조는 오는 25일 사측에 단체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행 선원법이 운항 중인 선박의 선원은 파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만큼 25일 이후 부산항에 도착한 선원들이 순차적으로 전원 하선과 함께 사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스위스 해운업체인 MSC로 단체 지원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HMM육상직원노동조합(이하 육상노조)도 곧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할 예정이다. 육상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까지 가결되면 육·해상 노조가 연대해 단체활동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20일 해상노조는 사측과의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이 조정중지로 마무리돼 쟁의권을 확보했다. 육상노조도 하루 앞선 19일 중노위 3차 조정이 결렬되면서 쟁의권을 가진 상태다.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과정에서 노조 측에 임금 8% 인상, 격려급 300%, 장려금 200%(내년 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육상 직원은 8년, 해상 직원은 6년간 임금이 동결된 만큼 25% 수준의 임금 인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상노조의 단체사직이나 파업은 국내 물류대란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물류대란이 심각한 항로는 미주향과 유럽향인데 두 항로는 사실상 HMM이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선박 일정관리와 영업 등 업무를 하는 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까지 파업에 참여한다면 부산항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선원 구하기가 힘든데 대규모 퇴직사태가 발생한다면 그에 맞게 선박 일정을 축소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물동량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틀 후면 노조의 단체행동이 시작되지만 교섭 여지는 있다. HMM 관계자는 “파업은 결정됐지만 노사가 아직 대화를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다”며 “마지막까지 협상을 진행해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도 회사에서 전향적인 안을 갖고 온다면 다시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선원법으로 쟁의행위가 제한돼 파업도 못하게 막아놨는데 그렇게 중요한 직업이면서 처우개선도 못해준다는 것은 인력 착취, 염전 노예 같은 선상 노예 밖에 안된다"며 "대한민국 선원들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목숨걸고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이번 기획에 꼭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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