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지난달 투자 및 펀드 조성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뉴딜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정부의 강한 드라이브에 수익률도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성장성·세제혜택 등에 주목
뉴딜펀드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출시된 펀드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및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 추진에 들어갈 재원을 마련하고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상품이다.뉴딜펀드는 한국판 뉴딜 추진 동력을 뒷받침하고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흡수·활용하는 한편 국민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된 만큼 '정책형 뉴딜펀드'와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 등으로 구성된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오는 2025년까지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의 출자를 통해 '모(母)펀드'를 조성하고 일반 국민을 포함한 민간 자금을 매칭해 '자(子)펀드'를 결성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모인 자금은 뉴딜 관련 기업과 뉴딜 프로젝트 등에 투자한다.
이와 관련해 정책형 뉴딜펀드인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국민참여형 뉴딜펀드)가 지난 3월 말 출시됐다. 2000억원 규모로 조성돼 사모펀드로 운영되는 10개 자(子)펀드의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당시 정책 자금이 후순위로 함께 출자해 투자자의 손실을 방어해 주는 구조로 사실상 원금의 상당 부분이 보전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에만 8000억 유입…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보다 높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를 1000억원 추가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뉴딜펀드에 대한 정부의 활성화 드라이브로 기대감이 추가 반영되며 투자자 및 민간 금융사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인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해 얻은 수익금 등을 뉴딜펀드에 재투자하며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타이거 KRX BBIG K-뉴딜 ETF',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 뉴딜 코리아 펀드', KB자산운용의 'KB 코리아 뉴딜 펀드', 신한자산운용의 '신한 아름다운 SRI 그린 뉴딜 펀드1',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아문디 하나로 Fn K-뉴딜 디지털 플러스 ETF' 등에 1000만원씩을 투자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뉴딜펀드 31개에는 올해 들어서만 8087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158억원이 유출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펀드 상품별로는 KB자산운용이 선보인 'KB 코리아 뉴딜 펀드'에 1177억원이 유입되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그린뉴딜 인덱스 펀드'에 480억원이 몰리며 뒤를 이었다.
수익률도 양호한 수준이다. 연초 이후 31개 뉴딜펀드의 수익률은 13.51%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8.16%보다 5.3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상품별로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타이거 KRX 2차전지 K-뉴딜 ETF(상장지수펀드)'로 24.77%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 타이거 KRX 인터넷 K-뉴딜 ETF'의 수익률은 20.96%로 뒤를 이었다.
일반 펀드 중에서는 우리자산운용의 '우리 스마트 뉴딜 펀드'가 16.17%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KB자산운용의 'KB 코리아 뉴딜 펀드'와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 뉴딜 코리아 펀드'가 각각 15.06%, 14.26%의 수익을 거뒀다.
◇'관제 펀드' 실패 우려… "성장 지속 가능성 높아" 전망도
뉴딜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자산운용업계가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 맞춰 선보인 상품인 만큼 과거 '관제 펀드'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과거 이명박 정부에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통일'을 키워드로 각각 '녹색성장펀드'와 '통일펀드' 등이 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펀드 모두 정권 교체 후 성장동력을 잃으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거나 감출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녹색성장펀드는 출시 한 달여 만에 수익률이 50%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정권 말기에는 –20%대까지 떨어졌다. 임기 종료 이후에는 펀드 상품명에서 '녹색'이라는 단어가 빠지거나 투자 전략이 바뀌는 경우도 발생했다.
'통일펀드'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으로 시장에 여러 관련 펀드들이 출시됐으나 현재는 관련 펀드 상품 수뿐만 아니라 설정액도 급격히 줄고 있어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때문에 뉴딜펀드도 이들 관제 펀드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우려와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제 펀드 특성상 정부에서 강하게 추진하는 만큼 대통령 임기 중에는 수익률이나 설정액 증가 추세가 이어졌지만 정권 교체 시기가 다가올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며 "뉴딜펀드도 현재 상황에서는 수익률이나 설정액 모두 양호하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판 뉴딜정책이 정권 교체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련 펀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대선 후 관련 정책에 대한 자금 투입이 지연되거나 단절될 경우 과거와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친환경, 디지털 관련 분야 등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과거 관제 펀드들과 달리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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