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평균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서만 1억원 넘게 오르며 5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등에서 매매는 물론 전·월세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발생한 주택수요가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도 등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30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8월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950만원으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5억5000만원을 넘겼다. 지난달 5억4437만원보다 1514만원 올랐다.
경기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4억5305만원으로 4억5000만원을 넘겼고 올해 들어 8개월 동안 1억원 넘게(1억645만원) 올랐다. 경기도 집값은 오르는 속도가 최근 들어 빨라지고 있다.
KB부동산이 2008년 12월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했을 당시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은 2억9487만원이었다. 5000만원가량 오르는 데 약 10년(3억5000만원·2018년 9월) 걸렸다. 이후 다시 1억원 오르는 데 필요한 기간은 1년 3개월(4억5000만원·2020년 12월)이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인기가 없던 경기도 외곽지역까지 오르는 특징이 있다"며 "수도권 전반적으로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다 보니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함께 폭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이나 경기도에서도 서울과 가까운 상급지는 이미 많이 올라, 자금 한계가 있는 서민층은 경기도 외곽과 인천 등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엔 동두천·안성·평택 등 수요도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파트 포함 인천 전체 주택 평균 집값은 지난달 2억9764만원에서 이번달 3억705만원으로 940만원 오르며 처음 3억원을 넘겼다. 인천 평균 아파트값은 1431만원 오른 3억8949만원으로 다음달이라도 4억원을 넘을 수 있다.
서울 집값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1억7734만원으로 한 달 사이 2000만원가량(1983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2억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해 3월 9억원을 넘긴 뒤 불과 반년 만에 1억원 넘게 올라 1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11억원을 넘기는 등 급등했다.
서울에서는 한강 이남 지역(강남)이 지난달보다 2302만원 오른 평균 13억9403만원을 기록했다. 한강 이북 지역(강북)은 1619만원 올라 9억3079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상승폭이 둔화할 수 있지만 당분간은 상승세가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리서치 팀장은 "최근 상승률이 매우 가팔라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면서도 "(상승세가) 조금 둔화할 수는 있지만 조정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도 "금리 상승 등 이슈가 있지만 강보합세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별히 집값이 빠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집값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달 전국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3억1149만원으로 지난달(3억554만원)보다 595만원 올랐다. 서울은 지난 3월 6억원을 넘긴 뒤 매달 꾸준히 올라 이달 6억2648만원을 기록했다.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달 737만원이 오른 3억6187만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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