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원가 26% 올랐는데’ 中企 6.2%만 제값 받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현상철 기자
입력 2021-09-09 12: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 = 중기중앙회]


원자잿값 상승 영향으로 최근 공급원가가 급등했으나 중소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은 납품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가 코로나19로 경영 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자잿값 상승 여파마저 직격으로 맞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소기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대금 인상에 비협조적인 업종에 대한 현장조사를 강력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최근 공급원가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협의 실태를 점검하고 위반혐의가 있는 업체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2일까지 원자재 가격 상승폭이 컸던 9개 업종의 협동조합 조합원사 647개사를 대상으로 ‘업종별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96.9%는 올해 대표 생산제품에 소요되는 전체 공급원가(재료비‧노무비‧경비)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상승했다고 응답했다. 공급원가 평균 상승률은 26.4%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인 45.8%는 상승한 공급원가가 납품대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일부 반영됐다’는 중소기업은 47.9%로 조사됐다. ‘일부 반영됐다’는 중소기업은 공급원가 상승분 대비 납품대금 반영 수준이 평균 31.4%에 불과했다. 공급원가가 1000원 상승했는데, 납품대금은 314원만 올려줬다는 얘기다.

공급원가 상승분을 모두 반영해 납품단가를 받은 중소기업은 6.2%에 머물렀다.

[사진 = 중기중앙회]


업종별로는 건설관련 위탁기업(원사업자)과 거래관계에 있는 승강기‧레미콘‧가구 업종에서 공급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82.6%, 59.9%, 50.0%로 높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이유는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단가인상 요청이 어려움’이 5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상요청 시 거래단절 등 불이익 우려(22.8%) △계약서상 납품대금 조정불가 조항이 존재(13.5%) △업계 관행상 미반영(5.9%) 순으로 조사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연동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답변이 78.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통이다’와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각각 17.2%, 3.9%로 나타났다.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의견(복수응답)으로 ‘중소기업의 신청 없이 협동조합이 대기업 등과 협상할 수 있는 권한 부여’(61.1%)와 ‘조정협의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위탁기업에 대한 인식개선’(51.9%)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조정협의 신청을 이유로 위탁기업이 불이익을 줄 경우 처벌 강화(30.1%) △조정협의 실적이 우수한 위탁기업에게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강화(15.1%) 등이 뒤를 이었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조사결과를 공정위에 송부하고, 공정위가 계획 중인 납품대금 조정실태 점검 추진 과정에서 납품단가 인상에 애로를 겪는 업종을 중점 관리조사 업종으로 선정해 면밀한 점검을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공급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납품대금 인상에 비협조적인 업종에 대해서는 공정위에서 중점 실태조사 업종으로 선별해 강력한 현장조사와 시정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