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가 '어깨동무'로 코로나19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성수기로 꼽히는 가을·겨울(F/W) 시즌에 돌입하면서 동종·이종을 가리지 않는 '합작품'이 줄짓고 있다.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추구하며 소비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도 업종을 넘나드는 '동행'은 필수적이다.
10일 패션·뷰티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인 한섬의 영캐주얼 브랜드 'SJYP'는 최근 유명 아티스트 샘바이펜(SAMBYPEN·본명 김세동)과 협업해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컬렉션은 SJYP 대표 캐릭터인 디노(DINO)를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섬 관계자는 "자유롭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창조해 MZ세대를 중심으로 주목받는 샘바이펜의 경쾌한 에너지가 SJYP 특유의 긍정적인 브랜드 정체성과 시너지를 발휘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골프웨어 브랜드 골든베어(Golden Bear)는 숙취해소 음료 대명사인 광동제약 '헛개차'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컬래버레이션은 '지친 일상에서부터 라운딩까지 답답한 갈증을 해소시킨다'는 콘셉트를 두 브랜드의 엠블럼을 활용해 위트 있게 풀어냈다.
특히 소비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과 강렬한 컬러로 아이템을 구성해 MZ세대 골프 비기너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골든베어 관계자는 "브랜드 콘셉트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의 골든 제너레이션(Golden Generation)을 위한 골프웨어"라며 "이를 모티브로 핵심 소비층인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이랜드의 스파(SPA) 브랜드 스파오도 F/W 시즌 신상품으로 일러스트 브랜드인 무직타이거(MUZIKTIGER)와의 협업 상품을 내놨다. 무직타이거는 시크하지만 위트 있는 조화를 통해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일러스트레이션 기반의 브랜드다.
두 브랜드가 함께 만든 이번 컬렉션은 작년 1차 협업 상품 출시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뚱랑이 상품군을 강화하고, 높은 퀄리티의 다양한 아트웍을 적용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스파오 관계자는 "앞으로도 패션을 넘어 젊은 세대들이 공유하고 싶은 트렌디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이 옷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네파키즈는 FW시즌 신상품으로 어글리 슈즈 하이키를 선보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 오햄킹(OHAMKING)과 함께 만든 '오햄킹 콜라보 라인'을 같이 내놨다. 아날로그 드로잉 기반으로 개성 있는 스타일을 표현하며 반스·컨버스 같은 다양한 패션브랜드와 협업해온 오햄킹의 일러스트를 적용해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네파키즈 관계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유로운 활동을 기원하는 의미로 패셔너블한 디자인의 트레킹 슈즈와 톡톡 튀는 일러스트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이번 FW 신제품들을 통해 아이들의 자유로운 감성과 어울리는 톡톡 튀는 패션 스타일을 연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헤지스키즈도 칼 라거펠트 수석 디자이너 출신 김훈 헤지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디렉터와 협업해 올해 F/W 시즌 '헤지스키즈X김훈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라인업은 한정판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으로,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사극인 '영 빅토리아(Young Victoria)'와 '미세스브라운(Mrs. Brown)'에서 받은 영감을 기반으로 헤지스키즈만의 헤리티지가 느껴지는 어반 클래식 무드의 디자인을 풀어낸다.
헤지스키즈 관계자는 "특히 이번 컬렉션은 헤지스 성인 컬렉션의 미니미(mini-me) 버전으로, 브리티시 감성이 담긴 프레피 패밀리룩 스타일링으로 활용하기에도 제격"이라며 "헤지스키즈의 헤리티지를 강조해 가을, 겨울 시즌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상품뿐만 아니라 판매 채널을 통한 협업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구찌 스토어 전용 디지털 애플리케이션 '가옥 스마트 가이드(GAOK Smart Guide)'를 공개했다. 이 앱은 서울 이태원에 있는 구찌의 국내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GUCCI GAOK)' 방문객에게 정보·위치를 쉽게 확인하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또 필요하면 직원을 자신의 위치로 호출해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도 있고, 증강현실(AR) 기능을 사용해 구찌의 최신 스니커즈를 가상으로 신어본 뒤 사진을 구찌 디지털 스티커로 꾸미거나 구찌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편집숍인 발란사(Balansa)는 이마트와 색다른 협업을 시도하며 MZ세대와 소통에 나섰다. 각 사의 로고와 개성 있는 그래픽을 담은 패션 상품을 출시하고, 이 상품을 온라인몰과 이마트 성수점 2층 팝업스토어에서 단독으로 판다. 특히 이마트 성수점에는 무인 자판기에 상품을 담아 판매하는 색다른 방식을 적용했다.
김태윤 이마트 브랜드의류 팀장은 "발란사는 부산지역에서 다양한 빈티지 아이템과 음악 관련 상품을 파는 편집숍"이라며 "최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한정판·이색 콜라보에 관심 많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협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레깅스로 유명한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는 복합 문화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광장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편집숍에서는 시그니처 상품·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인다. 이뿐 아니라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객실에서는 안다르에서 제작한 힐링 테라피 요가, 임산부를 위한 요가, 키즈 요가 콘텐츠로 구성된 '비대면 요가 프로그램'을 부담 없이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롭게 체험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안다르의 요가, 필라테스 용품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효영 안다르 대표는 "두 브랜드의 업종은 다르지만 어디에서든 편하게 쉬고, 운동하며 몸과 마음의 진정한 힐링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이번 브랜드 콜라보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