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주가가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포털 주식 게시판에는 이제 바닥이라는 글에 “지하실이 있다”는 말까지 더해지는 등 위축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풀릴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리니지 시리즈에서 벗어나지 못한 매너리즘, 높은 과금정책과 미숙한 운영은 여전히 치명적인 약점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게임이 분위기 반전의 키 포인트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우선 지켜보자는 관조적인 자세가 많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5%(4000원) 내린 6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월 2일부터 9월 10일까지 총 29거래일 중 주가가 상승한 날은 단 9거래일에 불과하다. 특히 2018년 이후 3년만에 1899억원 규모의 자사주 30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다음날인 지난 9일에는 장중 60만원이 붕괴된 59만9000원까지 밀리면서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는 이 기간 중 26.33%(21만7000)가 빠졌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부진은 기존 게임들의 매출 하락세와 더불어 신작게임인 ‘블레이드 앤 소울’(블소2) 성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소2는 지난달 26일 출시된 뒤 매출성적이 11위에서 7위를 오가는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과금 유도방식이 리니지 시리즈와 다를 게 없고, 이미 리니지 운영에 있어 고액 과금 유저들인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이 등을 돌리면서 매출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최근 구글플레이 순위에서 리니지M이 1위를 블소2가 4위를 기록하는 등 다소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위축된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데에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3분기와 올해 전체 실적은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달에 엔씨소프트와 관련해 보고서를 낸 5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가는 기존 118만4000원에서 83만원으로 29.05% 낮췄다.
금융투자업계는 주가 방향은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라는 판단이다. 신작게임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블소2의 과금체계 및 게임성에 대한 유저들의 비판을 고려시 향후 출시될 신작의 흥행에도 여파가 이어질지 시장의 귀추가 주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전략적 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리니지W에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동시출시와 더불어 멀티디바이스, 인공지능(AI)번역, 비즈니스모델(BM), 콘텐츠가 글로벌향으로 제작된 게임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글로벌에 대한 전략이 통할 수 있는지 판가름 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