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진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독주와 추격, 그리고 틈새시장의 미래'를 부제로 한 보고서에서 "당분간 파운드리 수요의 성장 폭이 생산능력 확대 폭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파운드리업계의 수익성은 견조 할 것"이라면서도 "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파운드리 업체의 수익성은 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최첨단 부문 이외의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하위 세대 공정 보유 파운드리업계의 수익성 역시 현 수준 대비 상당 부분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하위 세대 공정 보유 업체는 업계 1위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로 최근 수익성이 상당히 개선됐다. DB하이텍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3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초다.
그럼에도 향후 전망은 어둡다는 평가다. 안 선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미세화 공정을 요구하는 수요처 역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공정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중하위권 파운드리 업체 역시 중장기적으로 상당 규모의 투자 부담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파운드리의 미세화 공정은 메모리 반도체 미세화 공정을 뛰어넘으며 라인 구축에 천문학적 금액이 소요되고 있다. 인텔 역시 TSMC, 삼성전자 등과 기술 경쟁을 포기하며 팹라이트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중소 물량의 수요를 갖춘 팹리스 업체들을 주 고객 기반으로 하는 UMC 등 3위권 이하 파운드리 업체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시장 입지 축소로 사업기반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를 타개할 목적으로 차세대 공정시장에 진입할 경우, 막대한 투자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상당 부분 훼손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의 메모리 업체의 동 시장 진입도 이들 회사의 시장 기반 유지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현재 3위권 이하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익성 역시 크게 개선된 상황에 있으나, 이 같은 잠재적 부담은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TSMC, 삼성전자도 △지연돼 온 5G 투자의 본격화 △차량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화 가속 등을 위해 데이터 처리속도 개선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무선부문 등의 nm 급 첨단 제품 시장을 두고 TSMC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될 예정에 있어 향후 3~5년에 걸쳐 동 부문에서의 수요 초과 상황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양 사의 팹 증설 뿐만 아니라 현재 파일럿 기술에 이른 1nm 기술까지의 공정 진화가 시장의 수요 물량을 획기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근거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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