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혹한기’ 현실화 조짐…빅3 기업, 하반기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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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1-10-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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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업계 "과도한 우려…가격조정 와도 하락 폭 적을 것"

올해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대한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주요 업체의 실적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올해 하반기 고점론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3분기(7~9월)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정점을 찍은 뒤 4분기(10~12월)부터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회계연도 기준 4분기(6~8월) 실적 발표에서 다음 분기 전망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미국 회계연도 1분기에 해당하는 올해 9~11월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85억 달러(약 10조800억원)에서 76억5000만 달러(약 9조700억원)로 낮춘 것이다.

다만 마이크론은 미국 회계연도 4분기 매출 82억7000만 달러(약 9조8100억원), 영업이익 29억5500만 달러(약 3조5100억원)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6%, 155.4%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일단 올해 3분기 실적은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다음 주 중 잠정실적 발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관심이 높다. 10월 6~7일께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73조3610억원, 영업이익 15조777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사상 첫 매출 7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매출 11조7625억원, 영업이익 4조838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양사의 4분기 경영실적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3분기 대비 4분기 영업이익이 줄어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5조7641억원이다. 이는 3분기 추정치 15조7776억원 대비 약 0.1% 줄어드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영업이익이 4조28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4.9%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4분기 D램 가격이 △PC용 5~10% △서버용 0~5% 등 평균 3~8%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낸드플래시 가격은 0~5% 하락을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소비자용 정보기술(IT) 제품 등의 수요 둔화가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차세대 D램 ‘DDR5’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도체 고객사들의 재고 관리 등에 따른 수요 둔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한 기존 DDR4 D램보다 DDR5가 약 30%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 가격 하락 우려에 대해 과하다는 시각이다. 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고객사와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현물 가격 등 당장의 가격 하락 자체가 근본적인 수요 둔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회사가 대형 고객과 계약을 체결할 때 대체로 최소 3~6개월 단위로 한다. 그 말은 이미 상당수의 주요한 계약은 올해 말까지 되어 있다는 것이다"라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내려갈 수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적어도 올해 하반기에 가격 조정이 와도 큰 폭은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KMG)' 공정 적용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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