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A씨는 오랜 시간 좋아했던 모 남자 가수의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이르는 말)'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반 수집과 콘서트, 팬 행사에 참여하는 게 낙일 정도로 열정적이었지만 코로나19로 만남이 어려워지고 '팬심'마저 꺾이는 사건·사고를 겪으며 '탈덕('덕질'을 그만두다, 탈퇴한다는 뜻)'을 결정했다.
"좋아했던 연예인들이 사건·사고를 겪기도 하고, 또 예전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서요. 점점 실망하게 돼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가상 연예인'에게 마음이 가더라고요."
최근 A씨가 눈여겨보고 있다는 새 아이돌 그룹은 다름 아닌 '버추얼 휴먼'으로 구성된 4인조 '유어스'다. 인공지능(AI) 챗봇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 등을 합쳐 만든 가상 인간으로 '버추얼 휴먼' '디지털 휴먼' '메타 휴먼' 등으로도 불리고 있다. A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버추얼 휴먼은 지난 2019년 AI 기업 딥스튜디오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정세진, 민서준, 조은현, 도영원 4명의 가상 인물을 구성원으로 하며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A씨는 이들을 소개하며 "아직 데뷔 전이지만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계정을 통해 이들을 만나게 됐다"라고 말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 벌써 팔로워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일찍이 미국에서는 버추얼 휴먼이 엔터 업계에 등장, 놀랄 만한 인기를 얻고 있다. 'AI 엔젤' '릴 미켈라' 등 버추얼 유튜버들은 광고 모델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릴 미켈라'는 2019년 한 해에만 약 130억 원의 이익을 거두며 실제 스타들을 능가할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버추얼 휴먼은 단연 '로지'다. 매력적인 마스크와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뛰어난 춤 실력을 선보인 '로지'는 많은 신한라이프 광고로 연예계 데뷔, 많은 이를 충격에 빠트렸다. 약 4개월간 버추얼 휴먼임을 숨겼던 그는 '가상 인물' 임을 공개한 뒤 MZ세대에게 열렬한 반응을 끌어냈다. 현재는 팔로워 2만명의 영향력자(인플루언서)로 유명 패션 잡지와 화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지'가 엄청난 반응을 끌어낸 뒤, 버추얼 휴먼의 활약은 더욱더 커졌다. 인기곡을 따라부르는 영상을 올리는 '루이'는 유튜브 구독자 수가 2만9천여명에 달한다. '루이'는 현재 글로벌 의자 전문 기업 파트라의 온라인 브랜드 생활지음 모델과 한국새생명복지재단 디지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안심여행' 캠페인 모델로도 발탁됐다.
LG전자는 서울에 사는 23세 음악가 콘셉트의 가상 인물 '김래아', 삼성전자는 가상 인간 '네온', 롯데홈쇼핑은 가상 상품안내자(쇼핑호스트) '루시'를 소개하며 버추얼 휴면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터 업계 버추얼 휴먼의 등장과 인기 배경에는 '메타버스' 열풍이 있었다.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의 '버스(verse)'를 합친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초현실적인 세계를 뜻한다. 가상 세계지만 현실과 상호 작용하는 게 특징. 컴퓨터 등 전자 기기와 가상 세계에 익숙한 Z세대와 코로나19 시대가 맞물리며 메타버스가 더욱 활성화되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앞으로 20년을 이끌어 갈 화두로 '메타버스'를 꼽기도 했다.
물론 버추얼 휴먼에 관한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1998년 한국에서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대표적 예. 아담은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불쾌한 골짜기(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볼 때 인간과 어설프게 닮은 모습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현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자리 잡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버추얼 휴먼은 정교한 기술력으로 실제 인물과 가상 인물의 구분을 어렵게 만들었다. '미켈라' '로지'처럼 얼굴, 몸 모두를 3D 그래픽으로 제작하거나, 루이'처럼 실재 인물 사진(영상)에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로 생성한 가상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을 활용, '불쾌한 골짜기'를 없애며 메타버스·아바타 업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직업, 나이, 성격까지 디테일한 설정을 부여하고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친밀감까지 쌓아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었다.
버추얼 휴먼을 향한 시선은 각양각색이다.
A씨처럼 "사건·사고 없고 영원히 늙지 않으니 '연예인'으로서 손색없다"라는 반응과 범죄 악용 등에 관한 우려의 반응 등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버추얼 휴먼이 사생활 관련 문제 등으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관리가 수월하며 활동에 제약이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필요 분야에 따라 활동 영역을 자유롭게 넓힐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버추얼 휴먼이 비현실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어 Z세대에게 더욱더 까다로운 미의 기준을 가지게 하거나, 미의 획일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성적 대상화, 음란물 악용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추얼 휴먼은 엔터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기대와 우려의 시선 속, 버추얼 휴먼들은 외모며 성격 활동 영역까지 실재 연예인들과 점점 더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좋아했던 연예인들이 사건·사고를 겪기도 하고, 또 예전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서요. 점점 실망하게 돼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가상 연예인'에게 마음이 가더라고요."
최근 A씨가 눈여겨보고 있다는 새 아이돌 그룹은 다름 아닌 '버추얼 휴먼'으로 구성된 4인조 '유어스'다. 인공지능(AI) 챗봇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 등을 합쳐 만든 가상 인간으로 '버추얼 휴먼' '디지털 휴먼' '메타 휴먼' 등으로도 불리고 있다. A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버추얼 휴먼은 지난 2019년 AI 기업 딥스튜디오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정세진, 민서준, 조은현, 도영원 4명의 가상 인물을 구성원으로 하며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A씨는 이들을 소개하며 "아직 데뷔 전이지만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계정을 통해 이들을 만나게 됐다"라고 말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 벌써 팔로워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국내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버추얼 휴먼은 단연 '로지'다. 매력적인 마스크와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뛰어난 춤 실력을 선보인 '로지'는 많은 신한라이프 광고로 연예계 데뷔, 많은 이를 충격에 빠트렸다. 약 4개월간 버추얼 휴먼임을 숨겼던 그는 '가상 인물' 임을 공개한 뒤 MZ세대에게 열렬한 반응을 끌어냈다. 현재는 팔로워 2만명의 영향력자(인플루언서)로 유명 패션 잡지와 화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지'가 엄청난 반응을 끌어낸 뒤, 버추얼 휴먼의 활약은 더욱더 커졌다. 인기곡을 따라부르는 영상을 올리는 '루이'는 유튜브 구독자 수가 2만9천여명에 달한다. '루이'는 현재 글로벌 의자 전문 기업 파트라의 온라인 브랜드 생활지음 모델과 한국새생명복지재단 디지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안심여행' 캠페인 모델로도 발탁됐다.
LG전자는 서울에 사는 23세 음악가 콘셉트의 가상 인물 '김래아', 삼성전자는 가상 인간 '네온', 롯데홈쇼핑은 가상 상품안내자(쇼핑호스트) '루시'를 소개하며 버추얼 휴면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터 업계 버추얼 휴먼의 등장과 인기 배경에는 '메타버스' 열풍이 있었다.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의 '버스(verse)'를 합친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초현실적인 세계를 뜻한다. 가상 세계지만 현실과 상호 작용하는 게 특징. 컴퓨터 등 전자 기기와 가상 세계에 익숙한 Z세대와 코로나19 시대가 맞물리며 메타버스가 더욱 활성화되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앞으로 20년을 이끌어 갈 화두로 '메타버스'를 꼽기도 했다.
물론 버추얼 휴먼에 관한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1998년 한국에서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대표적 예. 아담은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불쾌한 골짜기(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볼 때 인간과 어설프게 닮은 모습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현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자리 잡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버추얼 휴먼은 정교한 기술력으로 실제 인물과 가상 인물의 구분을 어렵게 만들었다. '미켈라' '로지'처럼 얼굴, 몸 모두를 3D 그래픽으로 제작하거나, 루이'처럼 실재 인물 사진(영상)에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로 생성한 가상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을 활용, '불쾌한 골짜기'를 없애며 메타버스·아바타 업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직업, 나이, 성격까지 디테일한 설정을 부여하고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친밀감까지 쌓아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었다.
버추얼 휴먼을 향한 시선은 각양각색이다.
A씨처럼 "사건·사고 없고 영원히 늙지 않으니 '연예인'으로서 손색없다"라는 반응과 범죄 악용 등에 관한 우려의 반응 등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버추얼 휴먼이 사생활 관련 문제 등으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관리가 수월하며 활동에 제약이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필요 분야에 따라 활동 영역을 자유롭게 넓힐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버추얼 휴먼이 비현실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어 Z세대에게 더욱더 까다로운 미의 기준을 가지게 하거나, 미의 획일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성적 대상화, 음란물 악용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추얼 휴먼은 엔터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기대와 우려의 시선 속, 버추얼 휴먼들은 외모며 성격 활동 영역까지 실재 연예인들과 점점 더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