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다음날인 20일 북한이 핵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하는 방안으로 '제재 완화'를 제시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제재완화 검토 입장이 변함없나'는 질의에 답해 이 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북한이 더 이상 핵,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하도록 어떤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한다"며 "그 방안 중 제재 완화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장관은 "전제조건은 북한이 대화에 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입장이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저는 그렇다고 본다"며 "미국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북한이 대화에 나오면 모든 이슈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의 의미에 대해서는 "북한을 한 해, 두해 다뤄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여러 전략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다 검토하며 대응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가 2018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질의하자 정 장관은 "북한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는 없다"면서도 "한반도 상황을 좀 더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북미 대화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 일환"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임기 말 무리한 종전선언 추진이 외교적 도박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는 "종전선언은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한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며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첫 관문이고 꼭 거쳐야 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전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은 5년 전 첫 잠수함발사전략탄도탄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공화국의 군사적 강세를 시위한 '8·24영웅함'에서 또다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 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10시17분쯤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의 고도를 약 60km, 비행거리는 약 590km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사거리가 1000km 미만으로 짧아, 잠수함 발사 비행 시험에 중점을 둔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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