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연매출 1조원을 넘긴 이른바 '1조 클럽'에 10개 안팎의 기업이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랩셀 등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의약품 수출이 늘어난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매출로 4507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123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총 매출액 1조1648억원에 근접한 실적을 한 분기 앞서 달성했다.
3분기 매출은 신규 제품 수주에 따른 3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1억원(6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와 3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같은 기간 1109억원(196%↑)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과 위탁생산계약(CMO)을 연달아 체결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에만 로슈(Roche), MSD 등과 CMO를 맺으면서 누적 수주 금액은 7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조기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매출로 43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6억원 대비 67.7% 감소했다. 이 같은 성적은 기술료 수익이 악화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기술료 수익은 6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68억원보다 61.9% 감소했다.
기술료 수익을 제외한 주요 사업부문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처방약(ETC) 부문 매출은 26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늘었다. 비처방약(OTC) 부문은 22.1% 증가한 423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도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대웅제약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한 29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으로 각각 227억원, 120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을 비교했을 때 지난해 83억원에서 올해 634억원으로 7.6배 늘었다.
신속항원 진단키트 전문 기업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특수로 지난해 매출로 1조6862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조95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16%가량을 넘었다.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는 3분기 매출 6131억원, 영업이익은 276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올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제약·바이오 기업은 10개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종근당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전통 제약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과 △씨젠 △SD바이오센서 등 진단키트 기업들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도 대형 글로벌 제약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매출이 증가하면 연구개발 등 투자의 선순환, 규모의 경제 등을 실현할 수 있어 성장 동력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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