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물가상승률 3%대 기록···밥상물가도 고공행진
1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올해 4월부터 2%대 상승을 이어오다 3%대에 진입한 것이다.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3%대 물가상승률'은 2012년 2월(3.0%) 이후 9년 8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더 올랐다.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살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6%나 뛰었다. 2011년 8월(5.2%)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장바구니 품목인 달걀(33.4%)·돼지고기(12.2%)·국산 쇠고기(9.0%)를 비롯해 공공요금인 전기료(2.0%)·상수도료(0.9%) 등이 나란히 올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올해 소비자물가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5월 내놓은 1.7%보다 0.6%포인트 올려잡은 것이다.
재정당국도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최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내수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글로벌 경제회복 흐름도 이어지고 있으나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확대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 부진도 심상치 않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올해 7월 99에서 8월 96, 9월 94, 10월 92, 11월 87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경제활동이 활발해야 할 3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도 위험신호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30대 취업자 수는 525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4000명 줄었다. 유일하게 취업자 수가 쪼그라든 연령층이다. 30대 취업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20개월째 내림세다.
자영업자 역시 코로나19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자영업자(비임금근로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9000명 적은 661만명에 머물렀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9%로 내려갔다. 198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테이퍼링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일(현지시간) 테이퍼링 단행을 선언했다. 시작 시점은 이달 말이다.
테이퍼링은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더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회귀해 궁극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으려고 지난해 3월부터 양적완화를 해왔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선언 이후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역시 기준금리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는 이보다 앞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 한은은 '완화적 기조 정상화'라는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행 0.75%인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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