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테마주 흐름으로 오른 주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는 곧 '대통령 테마주' 흐름에 올라탄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는 자연과환경은 지난 16일 2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공시 다음날 자연과환경의 주가는 23% 빠지면서 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의 실망감을 표현했다.
자연과환경의 이번 유상증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회사는 유증을 통해 조달할 자금 중 187억원은 운영자금과 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고, 나머지는 PC(프리케스트 콘크리트)관련 시설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자연과환경의 재무구조는 우수하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61%, 차입금의존도는 17%에 불과하다. 또 영업손실도 지난해 55억원에서 18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달리 말하면 유상증자를 하지 않더라도 시설투자는 가능하다.

[출처= 네이버]
이는 주가로 확인 가능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던 6월 말과, 그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시기에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특히, 출마를 공식화했던 6월 29일에는 3435원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연 저점인 1285원과 비교해 3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대선 특수로 오른 주가를 자연과환경은 유상증자로 화답했다. 소액주주들의 투자 실적은 유증의 고려 요소가 아니다. 그것보다 유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조율할 뿐이다.
주가가 오를 때 유증을 하면 적은 주식을 발행하더라도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즉, 대주주들이 현재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한 소요 대금이 줄어든다.

[출처=네이버]
이는 비단 '윤석열 테마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이재명 테마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에코플라스틱은 사외이사인 원혜영 전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지지모임인 공명 포럼의 상임고문임이 부각되면서 이재명 테마주에 올라탔다.
올 초 197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에코플라스틱은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시작한 직후인 9월 8일 5440원까지 주가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에코플라스틱은 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다음날 주가는 20%가량 빠진 바 있다.
'대선 테마주'로 오른 기업들은 실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될 수 있다. 물론 정치권 고위 인사로부터 예산 편성 등 각종 이권을 제공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상적인 관계에 불과하다. 수익성이 높거나 성장 모멘텀이 있는 기업들의 주가도 쉽게 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테마주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사실상 겜블성 '묻지마 투자'에 따른 것일 공산이 크다.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도 `바람'이 그치고 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소액주주보다는 기업이 우선이다. 그렇기에 소액주주들의 쌓아올린 주가를 유상증자로 희석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여력이 있음에도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서 주식을 발행(유상증자를 단행)한다는 것은 전형적으로 소액주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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