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 싸토리우스코리아 대표 "한국, 바이오 허브 잠재력 풍부…바이오 소·부·장 투자가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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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1-12-0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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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도에 3년간 3500억원 투자 결정

김덕상 싸토리우스코리아바이오텍 대표이사[사진=싸토리우스코리아바이오텍]



"한국이 세계적인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만큼 '바이오 허브 국가'라는 목표도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

김덕상 싸토리우스코리아바이오텍 대표이사는 7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바이오 허브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1870년 독일에서 설립된 다국적 기업인 싸토리우스는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공정에 필요한 장비·연구자재·생산필수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들이 싸토리우스에서 세포 배양 배지, 일회용 백, 필터 등을 공급받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전임상, 세포 배양, 정제 등 연구개발 기술도 제공하고 있다.

싸토리우스는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인천시 등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인천 송도에 3년간 3억 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해 백신 원부자재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아시아 지역의 생산 전진기지이자 수출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싸토리우스가 일본이나 중국 등 쟁쟁한 경쟁국을 제치고 한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코로나19로 한국 바이오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싸토리우스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아시아 지역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국 고객사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요청도 한몫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은 인천 송도에 대규모 백신 생산공장 증설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부품 공급망이 근처에 있으면 한국 고객사들도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라며 "본사로서도 이들이 안정적인 거래처가 될 것이라는 신뢰를 주면서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다소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인들의 뛰어난 제조 및 기술 습득 능력과 함께 근면 성실한 성향도 투자 결정을 이끌어 냈다"고 덧붙였다. 

 

독일 싸토리우스 본사 연구소 전경. [사진=싸토리우스코리아]



업계에서는 싸토리우스의 이번 투자 결정이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산업 성장으로 선순환돼 한국의 '바이오 제조 허브 국가' 목표 달성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요아킴 크로이츠버그 싸토리우스 회장과 만나 "이번 투자가 한국의 많은 백신 제조기업들과도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생산능력 △소재·부품·장비 등 인프라 지원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같은 연구개발 지원 △인력 등을 바이오 허브가 되기 위한 요소로 꼽았다. 한국의 경우 세계에 내놓을 만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부장과 연구개발 지원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테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서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증명하는 검증 절차를 모두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재·부품·장비 인프라와 연구개발 지원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번 투자가 한국이 바이오 허브로 가는 과정에 첫 단추를 끼운 셈으로, 바이오 산업 및 연구개발 지원 산업의 성장을 촉발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싸토리우스 역시 제품 생산을 위한 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해야 하는 만큼 공급업체가 생겨나고 납품 기준 충족을 위한 부품 품질 향상 등 긍정적인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일자리 창출도 기대되는 효과다. 김 대표는 "3억 달러 투자를 기초로 일차적으로 75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2005년 설립된 싸토리우스코리아는 국내 바이오산업이 커지면서 지난해 연 매출 1718억원을 달성하는 등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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