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자율→강제' 돌아선 정부...불신 자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혜원 수습기자
입력 2021-12-08 16:1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손바닥 뒤집 듯 두 달여 만에 입장 선회

  • “설명·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도서관 중앙출입구에 특별방역대책에 따른 도서관 방역 패스 의무적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학원과 도서관, 독서실,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에 청소년 방역 패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청소년 백신 접종을 자율에 맡겼다가 이를 사실상 강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두 달여 만에 손바닥 뒤집 듯 입장이 바뀐데다, 납득할 만한 설명까지 부족한 상태에서 정책을 강행하자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감염예방 방법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소아·청소년 접종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부터 식당·카페·학원·도서관·독서실 등을 이용하는 만 12~18세 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한다는 정부 방침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자율 접종’이 사실상 강제로 바뀐 이유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

지난 7일 서울학부모연합회는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청소년 방역 패스 도입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의 불통 행정을 당장 중단하라”며 “설명과 소통의 과정 없이 다급하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백신패스 도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의 ‘방역 패스 도입 반대 청와대 청원’은 지난 8일 기준 32만4000여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 청원인은 “부스터샷 요구하고, 청소년 방역패스 요구하고, 이제는 식당·카페까지 확대해서 국민들의 식생활까지 침해하려고 할 바에는 차라리 더 안전성이 높고 검증된 백신과 검증된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더 정성을 들이는 게 낫지 않나 싶다”며 “하루 확진자수 증가한다고 해서 무조건 방역 패스만 확대하려는 데 온 생각을 다 하고 있는 이 정부, 참 무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방역 패스를 광범위하게 실시하는 방향 자체는 맞다고 본다”면서도 “방역 패스 설정 기준에 대한 일관성과 근거가 없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예컨대 학교는 방역 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학원은 적용하는데, 방역 패스를 실시하는 곳이 특별히 더 위험하다는 과학적, 통계적 근거가 따라줘야 한다”며 “이런 근거가 없으니 일관성이 떨어지고, 학부모나 학생들과의 입장과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