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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카드칼럼] ‘오징어게임’이 ‘반(反)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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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희 인턴기자
입력 2021-12-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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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게임’을 본 북한 주민들이 노동당원 자격 박탈, 총살형 등 무자비한 처벌을 받았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달 23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보다 열흘 정도 앞선 지난달 14일 영국 BBC 방송은 이런 보도를 했습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오징어게임’을 “약육강식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패륜패덕이 일상화된 남조선 사회의 실상을 폭로하는 내용”이라면서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극단적인 생존경쟁과 약육강식이 만연한 남조선과 자본주의 사회 현실을 그대로 파헤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북한은 왜 “남조선 사회의 부정부패와 패륜패덕”을 파헤친 드라마를 본 주민들에게 벌을 주는 것인가. 내용을 불문하고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자체가 이른바 ‘반(反)사회주의’ 범죄로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비사회주의’는 “사회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온갖 불건전한 것”으로 정의됩니다. 김일성 체제까지만 해도 ‘비사회주의’는 주로 낡은 풍습이나 미신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법적인 처벌 대상까지는 되지 않았고 주민 사상교양사업으로 고쳐나가려 했습니다.

 


 
▲ 그러나 김정일 체제가 들어서면서 ‘비사회주의’는 보다 폭넓게 적용되고 법적인 처벌 대상이 됩니다. ‘비사회주의’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법질서를 철저히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김정은 체제는 법을 제정 및 개정해 북한 주민들의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처벌 강도를 대폭 높였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지금 대북 경제 제재, 자연재해에다 코로나19 반원 봉쇄의 3중고(苦)에 빠져 있으나 이보다 더욱 체제 위협적인 것이 ‘반사회주의’ 범죄라고 판단합니다. 한국 드라마 시청은 ‘반사회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 북한 정권의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에 대한 대응은 갈수록 강화돼 왔으며, 그 대응 강도는 스스로 느끼는 체제 위기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북한 정권이 ‘반사회주의’를 얼마나 강력히 통제하고 나서는지를 살펴보면 거꾸로 북한 정권이 체제 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오징어게임’으로 돌아가자. 이 드라마를 보다 처벌받은 북한 주민들은 북한 법에 따른 범법자인가? 아닙니다. 이건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남북 관계와 미·북 관계 등이 진전되는 데 따라 북한 인권 차원에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드제작=임승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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