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블룸버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행정부에 자문을 제공하는 반도체 전문가인 히가시 데쓰로 전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일본 내 반도체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다음 회계연도에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향후 10년 동안 10조엔(약 104조268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1월 26일 일본 정부가 국내 반도체 투자를 위해 7740억엔을 승인한 것은 그동안 쇠퇴해 왔던 업계를 되살리기 위한 시작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일렉트론은 일본의 대표적 반도체 장비회사이다.
히가시 전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2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수준의 투자가 적어도 몇 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초기 투자 없이는 민간 기업이 자금을 투입하는 지점까지 도달할 수 없다"라며 "사업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정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10년 간 10조엔이라는 금액은 지난주 아마리 아키라 전 자민당 간사장의 발언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반도체 관련 전시회인 일본 세미콘재팬2021에서 아마리 전 자민당 간사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10년 동안 최대 10조엔까지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날, 기시다 총리 역시 영상을 통해 일본 내 반도체 생산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 1조4000억엔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히가시 전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일본의 다음 목표를 반도체 생산을 위한 추가 자금 지원을 일회성이 아닌 정규 예산의 일부로 편성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그는 장기적인 지원 없이는 "사람들이 정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에게는 법인 소득세에서 연구개발(R&D) 비용을 면제하고, 수도세 등을 인하해 주는 것 또한 고려할만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있어 최첨단을 달리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히가시 전 사장은 자동 운전부터 건강관리까지 경제의 다양한 분야의 운명을 결정지을 최첨단 반도체 제조의 최전선에 서기까지는 10년, 또는 그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본이 산업 기반을 확보하지 않으면 반도체 지적재산권을 위해 다른 국가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들은 모든 부가가치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다양한 업계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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