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디지털 바이옵시(생체검사) 플랫폼을 구축해 의료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암 환자들의 생명까지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칼 대표는 4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긴급조직검사 방식 대신에 초소형 현미경 하나로 간편하고 편리하게 조직검사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시장에 선보여 새로운 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초소형 현미경인 ‘씨셀(cCeLL)’을 자체 개발해 기존 조직검사 시간과 결과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그 결과 설립 5년째를 맞이한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에는 씨셀을 주축으로 하나의 조직검사 플랫폼을 구축, 더 많은 암 검사 방식에 자사의 진단방식이 활용될 수 있도록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다음은 황 대표와의 일문일답.
- 브이픽스메디칼은 어떤 회사인가.
“2016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 조직검사의 한계를 직면하고 설립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실시간 생체검사 진단 플랫폼인 씨셀을 통해 암 재발률을 낮추고, 수술실과 모든 병리과를 연결하는 원격 병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방식의 조직검사 의료기기를 출시한 경쟁사는 몇 곳 있지만, 조직검사 시간과 과정을 자사만큼 단축한 기업은 어디에도 없다.”
- 씨셀의 차별화된 기능에 대해 강조했다.
“디지털 생체검사 장비인 씨셀은 핸드헬드 타입 현미경으로, 암 수술 중 외과 의사가 장기나 적출한 조직에 염료를 바른 후 장비를 조직에 접촉해 즉시 조직의 세포 수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장비이다. 조직을 떼어낼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암 진단이 가능한 셈이다. 보통 조직검사는 수술 도중 환자의 몸에서 떼어낸 후 병리과로 옮겨져 진행돼 최소 30~40분에서 많게는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반면 씨셀은 암세포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위치에 가져다 놓기만 하면 0.1초 만에 암 진단을 할 수 있다.
조직검사 간소화는 결국 환자 생명으로 이어진다. 수술 중 빠르고 간편하게 조직검사가 진행된다면 의사는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그만큼 환자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 글로벌 경쟁제품 대비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
“글로벌 경쟁제품은 대부분 씨셀보다 크기가 크거나 해상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또 검사 시 이미지 획득 속도가 느려 호흡이나 심장 박동 등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아 노이즈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로 현재 경쟁제품은 피부과, 내시경, 뇌 수술 등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한정된다.
하지만 씨셀은 경쟁사가 적용하고 있지 않은 리사주 스캐닝을 통해 고속으로 조직을 스캔할 수 있으며, 초소형화를 통해 다양한 적응증에 사용할 수 있다. 또 경쟁사의 기술 모방을 방지하기 위해 핵심기술에 대한 IP 권리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술 우선권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를 포함한 해외 시장에 총 23건의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다.”
- 씨셀 상용화 시기가 궁금하다.
“우선 체외조직용 씨셀의 경우 지난해 3월 1등급 의료기기로 신고가 완료된 상태고, 기능 개선을 위한 막바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보험 등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핸드헬드 타입의 체내용 씨셀은 현재 잠재적 위해도를 평가하기 위해 안전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험 및 평가 결과를 토대로 제품의 설계와 성능, 사용 시 예상되는 워크플로우를 실시간으로 개선하고 올해 안으로 3등급 의료기기 품목으로 인허가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거로 안다.
“지난해까지 집중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유럽 CE와 미국 식품의약처(FDA)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체외조직용 씨셀은 올해 안에 CE와 FDA 모두 다 확보하는 걸 목표로 하고, 체내 진단기기는 내후년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제품의 안전성 시현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적응증을 고르기 위해선 선행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해외 인허가를 획득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비슷한 방식을 활용한 경쟁 제품이 해외 시장에 인허가는 돼 있지만, 아직 보험작업이 남아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올해 해외 시장 진출이 정말 기회라고 판단되는 이유다. 남이 하고 있는걸 쫓아서 하는 게 아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기술격차가 없어 빠른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규제의 한계에 부딪힌 적은 없나.
“너무 많다. 일단 씨셀을 예로 들어보면, 의료기기 사업화 진행 과정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보통 의료기기 사업화를 진행할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의료기기가 몇 등급이고 어떤 품목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씨셀은 기존에 없던 제품을 개발해 애초에 품목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새로운 제품이 나왔을 때 유연하게 규제를 완화 및 조절해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탓이다. 결국, 평균 1주일 안에 결정되는 제품 분류에 대한 답변도 몇 달이 걸려 받을 수 있었다.
규제는 말 그대로 규제다. 통과보다는 거르는 것이 목적이라 모든 기준이 기존에 있었던 것과 비슷하면 통과, 새로운 것이면 들여다 봐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학적이거나 논리적으로 평가를 하기보단 기존과 비슷한지 안 비슷한지가 평가의 기준이 돼 버린다. 이런 관점이라면 새로운 것 개발할 수 없다.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눈이 필요하다.”
- 목표를 말한다면.
“의료기술 발달과 달리, 국내 암 발생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병리과 기피 현상’이나 ‘병원 쏠림 현상’으로 인해 비효율적인 암 수술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브이픽스메디칼이 실시간 조직 진단 플랫폼으로서 제품을 개발해 환자와 의료진, 병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과 플랫폼을 제안하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이런 제안을 한 기업은 없다. 또, 2024년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올해 적극적인 투자유치(IR)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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