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는 최근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정우성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우 아닌 제작자로 성장한 그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정우성의 일문일답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이후 두 번째 제작 작품이다. 제작자로서 자평해본다면?
- 어떻게 스스로 평가하고 만족할 수 있겠나. 평가는 받아야 하는 거다. 돌이켜 본다면 세계관 구현에 있어서 총괄 프로듀서로서 어떤 걸 놓쳤고, 보지 못했다고 하는 끊임없는 반성을 하는 거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평가나 만족은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본다. 분명한 건 '고요의 바다' 제작 참여가 스스로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점이다. 프로덕션 노하우가 쌓여 다음 작품에 분명 도움을 주고 진일보 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제작자로서의 꿈 같은 건 없었다. 연출에 관한 꿈은 있었지만, 제작에 관한 마음은 없었던 거다. '고요의 바다'를 제작하게 된 건 아주 우연한 만남 때문이었다. 후배가 좋은 작품을 두고 세상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도와주고 싶더라. 제작사를 소개해주려던 게 직접 제작까지 맡게 됐다. 포부 같은 건 아직 없다. '고요의 바다'를 제작하며 얻은 깨달음이나 노하우를 통해 다른 작품을 또 한 번 제작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고요의 바다' 이야기에서 힘을 느낀 건 '경각심'이었다. 지구에 물이 있는 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많은 이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 같다. 물을 찾아 달로 떠난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한정된 공간 안에서 막대한 자본 아닌 SF적인 요소로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고요의 바다'는 호오(좋고 나쁨)가 분명한 작품이다. 작품에 관한 화제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제작자로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같은 생각이다. 화제성이 있기 때문에 호불호의 목소리가 있는 거 같다. '고요의 바다'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SF는 어떤 것일까, 완성도적인 측면이나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놓치고 가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제작자로서 규정지을 수 없는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다시 또 제작하게 된다면 이 프로덕션 경험을 토대로 발전된 모습을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떤 점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나?
- 절대적인 조건은 없다. 다만 너무 만족도가 높아서 확실히 표현해야 하는 장면에서 재촬영을 놓치거나 하는 점들? 절대적인 밸런스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전달할 때 모든 것들이 균형적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게 조율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들을 놓쳐서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넷플릭스 최고 3위, 7위, 9위 성적을 유지 중이다
- 상대적으로 비교하다 보면 만족할 수 없다. 워낙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만족, 불만족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 더 많은 사람이 봐주기를 바라는 막연하면서도 강력한 바람이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는 나름대로 이슈를 일으킨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제작자로서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어땠나?
- 작품을 보는 관점이 좋은 것 같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기업이라서 그런가, 누구든 '새롭게 볼 수 있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창작자의 이야기를 절대적으로 신뢰해주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 용기를 내기에 적합했던 것 같다.
배우 선배이자 제작자로서 경계했던 점들이 있나?
-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작자이면서 동료이고, 먼저 활동을 시작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 기준으로 다가갔을 때 어려운 대상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도 듣는 사람은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어 선택, 말 한마디라도 더욱 조심하게 되더라. 다른 제작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현장에서 혼란의 중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 선배 배우로서 호흡한 게 아니라 현장에서 배우들을 바라본 것이기 때문에 제삼자의 입장이었다. 한걸음 떨어져서 각자의 스타일대로 연기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하였다. 굉장히 따뜻하게 아끼고 싶은 동료들이었다. 모든 배우가 자신이 맡은 것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치열함을 가졌는지 느껴졌다. 상대 배우로 만나 본 적이 없는 이들이기 때문에 함께 연기한다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최근 게임 업체 컴투스가 아티스트 스튜디오와 아티스트 컴퍼니 경영권을 인수했다
- 산업화, 체계화시키기 위해서는 더 큰 자본 투입이 절실하고 그런 관점 속에서 제작사를 가진 아티스트 컴퍼니도 도약을 위해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작품 제작에 매진할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이뤄진 결정이다.
올해도 배우, 감독으로서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 코로나19로 많은 작품 일정이 미뤄졌다. 제가 연출, 주연을 맡은 영화 '보호자'는 올해 중반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이고, 이정재 감독의 영화 '헌트'도 올해 극장 개봉을 위해 후반 작업에 매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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